취준생 79% “취업정보 수집 어렵다”

입력 2018-10-02 18:07

대학교 3학년생 정모(26)씨는 취업에 성공한 같은 과 선배들에게 연락하는 일이 최근 잦아졌다. 항공사별 합격 자기소개서를 받고 토익점수 등 스펙 등을 물어 내년도 취업시장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정씨는 입사 희망 기업 관련 정보량에 따라 취업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생각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선배에게도 선뜻 연락을 하고 있다.

취업준비생(취준생) 5명 중 4명은 취업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지난달 12일부터 27일까지 취준생 904명을 대상으로 ‘꼭 필요한 취업정보’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9.1%인 715명이 ‘취업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 중 44.1%는 ‘어떤 정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정씨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직무와 채용 예상 인원 정도라 취준생 입장에선 큰 도움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먼저 들어간 선배 또는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취준생들은 취업 관련 정보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96.9%가 ‘취업을 준비하며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정보가 있다’고 답했다.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취업정보는 ‘합격 자소서·스펙’(45.4%)이 꼽혔다. 우선 서류전형을 통과해야 인적성검사와 면접 등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정보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취준생들 간에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성이다. 학벌과 인맥, 사는 곳에 따라 수집 가능한 취업 관련 정보가 천차만별이다. 전체 응답자의 31.0%인 222명이 취업에 성공한 지인·선배 등이 없어 취업정보 수집에 곤란함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방에 거주하고 있어서’라고 응답한 사람도 156명(21.8%)나 됐다.

현재로서는 마땅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기업이 취준생들에게 상세하게 정보를 제공할 법적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취준생들로서는 답답하겠지만 합격 자소서와 스펙 공개는 기업으로서도 여러모로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