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돼지 감금틀 사육 중단하라”

입력 2018-10-02 19:01
동물보호 시민단체 ‘동물권행동 카라’ 회원들이 세계 농장동물의 날인 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축 전염병 유행 시 살처분 남발 행위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개 한 마리가 학대당하면 온 국민이 경악하는데 수천마리 닭이 옴짝달싹 못하고 감금돼 사육되는 것에는 사회적 관심이 없다.”(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

동물보호 단체들이 2일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동물 보호를 촉구하는 캠페인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동물원을 탈출한 퓨마 ‘뽀롱이’를 사살한 일을 두고 비난이 쏟아진 일에서 나타났듯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알 낳는 암탉은 A4 용지보다 작은 공간에 갇혔고 어미 돼지는 가로세로 60㎝×210㎝ ‘임신틀’에 갇혀 평생 강제수정으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새끼 낳는 기계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장식 밀집·감금틀 사육은 동물의 면역력을 파괴하고, 오염된 축사는 조류독감과 구제역, 살충제 계란 등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단체 ‘동물권행동 카라’는 ‘12시간 단식 약속 캠페인’을 진행했다. 소나 돼지 등은 도살 전에 사료효율이 나오지 않아 굶기는데, 그 시간이 보통 12시간이다.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는 “농장동물은 죽을 때까지 인간의 효용에 이용된다”며 “동물의 고통을 헤아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농장동물의 날은 국제동물단체 ‘농장동물권리운동(FARM·Farm Animal Rights Movement)’이 1983년 지정해 기념해 왔다. 10월 2일은 마하트마 간디의 생일인데, 그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 동물이 어떻게 다뤄지는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