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정시 확대 땐 대도시 학생이 더 유리

입력 2018-10-03 04:04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분석해보니 대도시 학생과 재수생, 여학생의 강세가 확인됐다. 특히 도시와 농어촌 지역 간 학력 격차가 상당했다.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정시모집 확대 정책이 소외 지역 학생의 진학 길을 좁힐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8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성적은 대도시, 중소도시, 읍면 지역 순이었다. 표준점수 기준으로 국어는 전체 평균이 97.8점이었다. 대도시 학생은 99.2점, 중소도시는 97.3점, 읍면 지역은 95.0점이었다. 1등급 비율을 보면 대도시가 4.4%, 읍면 지역 3.4%였다.

도시와 농어촌의 학력 차는 이과반에서 두드러졌다. 이과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은 대도시가 101.1점이다. 중소도시가 97.0점, 읍면 지역 91.0점으로 나타났다. 대도시 학생이 읍면 지역 학생보다 무려 10.1점이 높았다. 1등급 비율도 대도시는 4.3%인데 읍면 지역은 2.4%였다. 문과 학생이 주로 보는 수학 나형은 점수차가 덜했다. 대도시 99.8점, 중소도시 98.8점, 읍면 지역 97.0점이었다.

대도시 지역 영어 1등급의 비율은 9.1%였다. 1∼3등급을 합하면 54.2%가 된다. 대도시에서 공부하는 학생 절반 이상이 영어 3등급 이상이었다. 읍면 지역은 1등급 비율이 6%에 그쳤다. 1∼3등급 합은 42.4%였다.

재수생 강세도 여전했다. 재수생은 평균 표준점수가 국어 109.1점, 수학 가형 105.6점, 수학 나형 106.8점이었다. 재학생은 국어 97.2점, 수학 가형 97.8점, 수학 나형 98.4점이었다. 영어는 1등급을 받은 재학생이 7.5%였으나 재수생은 18.2%로 배 이상 차이가 났다. 2등급 이상 재수생은 46.5%로 2명 중 1명 수준이다. 2등급 이상 재학생은 24.5%로 절반 수준이었다. 문재인정부가 현재 중학교 3학년부터 대학들이 수능 성적으로 30% 이상 뽑도록 사실상 의무화하자 재수 학원들이 반색한 이유다.

전반적으로 여학생 점수가 높지만 최상위권은 남학생 비율이 앞섰다. 수학 가형의 평균 표준점수는 남학생 98.0점, 여학생 98.1점이었다. 1등급 비율은 남학생이 4.1%, 여학생이 2.2%였다. 수학 나형은 남학생 98.2점, 여학생 99.6점이었다. 1등급 비율은 남학생 6.2%, 여학생 5.8%였다.

제주 지역 학생의 평균 표준점수가 모든 영역에서 가장 높았다. 국어는 제주, 대구, 서울 순으로 점수가 높았고, 수학 가형은 제주, 서울, 대구·광주 순이었다. 수학 나형은 제주, 대구, 광주 순이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