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삶이 허전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제 곁이 꽉 채워진 느낌입니다. 든든하고 뿌듯해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순복음강남교회(최명우 목사) 2층 새가족실에서 조촐하게 새가족 수료식이 열렸다. 3주간의 교육을 받고 교회의 정식 성도가 된 이순이(51·여)씨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수료장을 받았다. 이씨는 대가족의 일원이 돼 외로움과 허전함을 떨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기뻐했다.
새가족 교육 전임자인 박미연 전도사가 성경과 기념품 등이 담긴 선물 꾸러미를 전하자 여기저기서 격려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씨는 “따뜻하게 가족으로 맞아 준 교회를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다짐했다.
수료식 직후엔 ‘교회’를 주제로 한 교육이 진행됐다. 예닐곱 명의 새가족반 성도들이 귀를 기울였다. 이들은 보통 환영회를 거친 뒤 3주에 걸쳐 구원과 교회, 오중복음·삼중축복 등 신앙생활의 시작을 위한 기초교육을 받는다. 수료식이 끝나면 담임목사와 기념촬영을 한 뒤 한 가족이 된다.
순복음강남교회는 새가족을 보듬고 정착시키는 일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교회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지난 6월 새가족실을 새 단장했다. 요즘 기독교인들이 여기저기 교회를 찾아다니며 자신에게 맞는 곳을 고르는 세태를 고려한 것이다. 체계적이지 못해 중구난방으로 운영되던 새가족실을 환영회실과 교육실로 구분해 효율성을 높였다. 장소는 교회 건물 2층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가장 먼저 발길이 닿는 곳으로 배치해 담임목사실로 가기 전 새가족실부터 들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새가족실 책임자인 문형순 장로는 “젊은 성도들이 크게 줄고 있는 만큼 모든 교회 구성원은 새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면서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은 물론 그들이 마음을 열고 오랫동안 우리 교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새가족이 되면 여러 혜택을 받게 된다. 웨딩홀과 기도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메디컬센터와 키즈랜드, 문화센터, 청소년수련관 등을 우선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혜택만 강조하는 건 아니다. 성심성의껏 배려하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한다. 문 장로는 “한 가족이 되려면 성도끼리 끈끈한 정으로 얽혀야 한다. 기존 성도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려와 노력이 통했는지 지난 1∼8월 교회로 처음 발길을 돌렸다가 정식 성도로 등록한 비율은 73%에 이른다. 한 주일 예배 참석인원이 5000여명에 이르고 교회를 쇼핑하듯 오는 성도들이 많은 대형교회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새가족을 위한 초청행사도 1년에 한두 차례 열고 있다. 올해는 오는 11월 23일 300여명이 참석하는 새가족 축복성회를 개최한다.
최명우 목사는 “교회는 열린 공간이어서인지 앞문으로 들어왔다가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이 유난히 많다. 이 때문에 새가족을 정착시키는 일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새가족을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보다 신앙으로 똘똘 뭉쳐 행복하게 교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족처럼 따뜻하게 그들을 품고 비전을 공유하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우리교회 새신자반을 소개합니다] 정으로 대하고 부담 안 주고… “우리는 가족”
입력 2018-10-18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