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송금 업계에서 입지를 넓힌 카카오페이가 증권사 인수를 공식화했다. 단순히 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종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페이는 소형 증권사인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다고 1일 밝혔다. 2008년 설립된 바로투자증권은 지난해 기준 매출 573억원을 거뒀다. 카카오페이는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사회초년생 등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서민을 겨냥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사 인수로 금융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입자 2300만명을 모았지만 그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지 않아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를 인수하면 각종 펀드 등 금융 투자 상품을 팔고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다.
간편송금 서비스 도입 시기가 빠른 중국에는 이미 비슷한 사례가 있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를 통해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에 가입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리페이 계좌에 남는 돈으로 가입하는 금융상품을 만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단순 결제·송금서비스를 넘어 재테크, 보험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카카오페이도 알리페이의 수익 모델을 벤치마킹할 생각이다.
다른 간편결제 기업들도 증권업에 발을 걸치려고 노력 중이다. 다만 카카오페이처럼 증권사를 인수하기보다는 제휴를 선택하는 추세다.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신한금융투자와 손을 잡고 소액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주식 투자서비스로 간편한 해외주식 투자를 원하는 20∼40대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도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 기업의 증권업 진출이 인터넷전문은행처럼 ‘금융권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는 금융위원회 최종 승인을 받으면 마무리된다. 업계에선 카카오페이의 금융사 인수설이 수차례 흘러나왔던 만큼 인수 준비를 철저히 했을 것으로 여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우선 인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인수 완료를 위해 후속 절차가 모두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카카오페이, 바로투자증권 인수
입력 2018-10-01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