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엔 거실에 걸어둘 미술작품 한 점 구입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성격이 다른 미술 장터가 10월에 줄줄이 이어져 자금 사정 따라, 취향 따라 골라 갈 수 있다.
한국화랑협회(회장 이화익) 주최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장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17회째인 올해 한층 격을 높였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3일 VIP 개막에 이어 4∼7일 일반에 개방된다. 독일 벨기에 영국 등 14개국 174개 갤러리가 참여하는데, 올해는 미국의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와 페이스 갤러리, 프랑스의 페로탱 갤러리 등 세계 메이저 화랑들이 처음으로 진출해 기대감이 높다. 2002년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명실상부한 국제 행사 체면을 차릴 수 있게 됐다.
리처드 세라, 도널드 저드, 알렉산더 칼더,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 현대미술 교과서에 등장하는 대가들의 작품이 이들 갤러리를 통해 출품돼 한국의 큰손 컬렉터들에게 손짓한다. 세계 주요 미술관 설립자 등 글로벌 파워 컬렉터들도 대거 방한한다. 수억∼수십억원 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만큼 구매 차원이 아니더라도 구경만으로도 눈이 호사하는 아트페어가 됐다.
주머니 사정이 얇은 월급쟁이라면 작가 장터가 솔깃할 것 같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도일)가 주관하는 공모사업인 유니온아트페어가 대표적이다. 3회째인 올해 행사는 청년층에게 ‘힙한 장소’로 알려진 서울 성동구 복합문화공간 S팩토리에서 7일까지 열린다. SNS를 통해 공모한 작가 134명의 작품 1000여점이 나온다. 작품 구입비가 중간 수수료 없이 전액 작가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직거래 방식의 미술장터다. 작품당 판매가는 200만원 이하이며, 주로 30만∼50만원대의 중저가 작품 위주로 구성돼 있다.
‘2018 연희동 아트페어’도 작가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여는 미술장터이다. 20∼2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카페 보스토크에서 열린다. 오전 11시에 열어 늦은 시각인 자정까지 판매 행사를 연다는 것이 이채롭다.
기획사가 중저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아트페어도 있다. 아트 마케팅 회사인 ㈜아트마이닝은 ‘2018 아트마이닝-서울’을 올해 처음 선보인다.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터 2층 크레아 라운지에서 3∼10일 열린다. 아트마이닝이 선정한 신예부터 중진까지 작가 150여명의 작품 330여점이 ‘순수(화이트)’ ‘환희(옐로&골드)’ ‘열정(레드)’ ‘명예(블랙)’ 등 4가지 키워드에 맞춰 나온다. 신진의 경우 50만∼100만원대가 대종을 이룬다.
친분 있는 강소 갤러리들이 함께 마련한 미니 아트페어도 등장했다.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입구의 여관을 개조한 ‘해담하우스원룸’에서 25∼28일 열리는 ‘솔로쇼’가 그것이다. 윌링앤딜링, 갤러리조선, 갤러리2가 발족한 ‘협동작전’이 주최하는데, 갤러리인 학고재, 신생공간인 합정지구, 대안공간인 아마도예술공간 등 참여하는 16곳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아트페어가 갤러리 부스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파는 것과 달리, 이 행사는 한 작가만 들고 나와 개인전 형식으로 판매한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거장부터 신예까지… 풍성한 10월 미술장터
입력 2018-10-02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