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 자동차 제조사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꾸준한 기술 투자와 함께 미래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인사도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은 28일 현대차 엔터프라이즈정보기술IT사업부장 오일석(54) 상무를 전무로 승진 발령하고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시스템 통합 전문 계열사다. 오 대표는 현대오토에버 미주법인장, 현대차 생산정보화실장, 엔터프라이즈IT사업부장 등을 지내며 정보기술(IT) 관련 기획과 실무를 경험한 인물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미래 스마트카 개발을 위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올 초부터 미래 자동차 기술을 언급해 왔다. 그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ICT 기업보다 더 ICT스러운 기업이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글로벌 ICT 기업들과 꾸준히 전략적 협력을 도모해 온 현대차는 이달 중순엔 스위스 홀로그램 전문 기업 웨이레이(Wayray)와 손잡았다. 현대차는 웨이레이와 함께 홀로그램을 활용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일부 수입차 업체에선 이미 AR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가 주행 중 내비게이션을 통해 외부 상황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수출환경 악화로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성과가 부진한 가운데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지역 출신 전문가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9∼28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에서 수소전기 트럭을 앞세워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 유럽법인(HME)은 영업담당 이사에 BMW 출신 울리히 메하우(48)를 새로 발탁하고 10월부터 유럽법인 판매를 총괄토록 할 예정이다. 메하우 이사는 BMW그룹에서 BMW와 미니(MINI)의 글로벌 영업 등을 맡았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이 지난해 8월 대비 25%가량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달까지 유럽 시장 누적 판매량은 71만대를 넘어섰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현대차그룹,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 ‘車 제조사→ 스마트 모빌리티’ 체질 개선 박차
입력 2018-09-30 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