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 주택대출 상환부담 아시아 최고 수준

입력 2018-10-01 04:05

한국이 중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 6개국 중 내 집 마련 부담이 가장 큰 나라로 꼽혔다.

30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아시아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6개국 중 주택 마련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는 월평균 가구 소득과 집을 사고 20년간 갚아야 할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월평균 상환금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월평균 상환금이 소득의 40%를 초과하지 않아야 주택 구입 능력을 적정한 수준으로 판단할 때 한국에서는 50㎡의 집을 살 때 소득 하위 80%는 주담대 상환금이 가구 소득의 40%를 넘어 부담이 상대적으로 컸다. 70㎡ 주택에서는 전 분위 모두 소득 대비 주담대 상환금이 40%를 상회했다.

ADB는 “높은 집값은 주택 가격이 급락할 때 심각한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는 조짐”이라며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임대료 대비 주택 매매가 비율이 최근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ADB는 또 “급격한 조정으로 경기 안정성을 떨어뜨리지 않는 수준에서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더 많이 돌아가도록 신중하게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서울 땅값 상승률 역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서울 지가변동률은 2009년 8월(0.63%) 이래 최고인 0.61%를 기록했다. 용산(0.84%)과 강남(0.78%) 동대문(0.75%) 등이 뉴타운,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 등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큰 폭의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상승에 그쳐 상승폭이 0.16% 포인트 둔화되는 등 9·21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의 관망세가 두드려졌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공급 대책에 힘입어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이 일부 등장했지만 그간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 덕에 여전히 실거래가보다는 가격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의만 있을 뿐 적극적인 매수세가 없어 한동안 서로 눈치만 보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