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절대 음란축제 들이지 마라!’ ‘주민동의 없이 음란축제 사용 허가한 공원녹지과 처벌하라- 일도이동 주민일동’. 29일 제주시청으로 향하는 신산공원 주변에는 퀴어행사 반대 플래카드가 여러 장 붙어있었다.
동성애자들은 지난해 처음 가족공원인 신산공원에서 ‘제주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다. 올 해 또 행사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참다못한 제주도기독교교단협의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제주노회 등은 생명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제1회 제주 생명사랑 축제’를 기획했다.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지역 교계의 의지를 막을 순 없었다. 우비를 착용한 1000여 시민은 제주시청 광장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강연을 들었다. 제주영락교회 워십팀, 세바합창단, 제주국제순복음교회 한별워십팀, 제주제일성결교회 여호수아 찬양팀 등이 나와 문화공연을 펼쳤다.
행사 후 참석자들은 ‘동성애를 차별과 인권으로 포장하지 말라’ 등의 푯말을 들고 신산공원을 거쳐 시청으로 돌아오는 2㎞구간을 걸으며 생명과 가정의 중요성을 알렸다.
12살, 5살 자녀를 데리고 온 박은경(44·여)씨는 “우리 아이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이상한 문화가 지난해 육지에서 제주로 상륙했다”면서 “동성애를 마치 좋은 것처럼 포장해 아이들에게 퍼뜨리려고 하는 세력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학생인권조례 TF, 트랜스해방전선, 정의당, 녹색당 등은 신산공원에 37개 부스를 차리고 물품판매와 기부금 모집 행위를 했다.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은 동성애 옹호·조장론자는 가짜뉴스 프레임이 차별금지법 제정시도와 연관돼 있음을 강조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관계자는 “2007년 차별금지법을 만들려 했지만 보수 기독교계의 반발로 무산됐다”면서 “가짜뉴스로부터 우리의 존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 모든 정체성이 차별금지 사유에 포함된 차별금지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양측 행사장 주변에 1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그러나 동성애를 반대하는 시민이 퀴어행사 참가자에게 구타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교계는 30일 제주영락교회에서 ‘제주 생명사랑선교대회’를 개최하고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퇴폐적 문화를 막아서겠다고 다짐했다. 박명일 제주도기독교퀴어대책위원장은 “청정 섬 제주에서 시대를 역행하는 퇴폐적 행사가 2년째 열린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제주 교계는 앞으로 생명축제와 선교대회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한 문화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청정 섬에 주민동의 없는 음란축제 절대 들이지 마라”
입력 2018-10-01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