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 대작 PC 게임들이 잇따라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에 밀려 얼어붙고 있는 한국 PC 게임 시장에 모처럼 활력소가 될지 주목된다.
넥슨은 지난 13일 PC 온라인게임 ‘어센던트 원’의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다. 얼리 액세스는 개발 중인 게임을 제한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미리 서비스하면서 피드백을 받고 개선점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넥슨은 2016년부터 프로젝트 A1이라는 이름으로 어센던트 원을 2년간 준비했다. 개발비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센던트 원은 얼리 액세스를 마치고 연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자회사 스마일게이트 알피지가 개발한 PC 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의 오픈베타 서비스를 오는 11월 7일 시작한다. 오픈베타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시범 서비스다. 로스트아크는 2011년부터 개발이 시작됐고 총 1000억원에 달하는 돈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부터 국산 PC 게임의 기대주로 불리며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밖에 블루홀은 비행선을 타고 날아다니면서 공중전을 펼치는 독특한 콘셉트의 온라인게임 ‘에어’를 이르면 내년 중 공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유명 지식재산권(IP) ‘리니지’를 활용한 신작 PC 게임 ‘프로젝트 TL’의 비공개 테스트를 연내 실시할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프로젝트 K’라는 이름으로 슈팅 게임을 개발 중이다.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여서 대작 PC 게임들의 흥행 여부에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PC 온라인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49%였지만 지난해 40%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같은 기간 모바일 게임의 비중은 32%에서 42%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이 PC를 추월한 셈이다.
이같은 게임 시장의 환경 변화 가운데서도 게임사들이 PC 게임 개발에 나서는 것은 PC 게임은 한번 흥행에 성공하면 수명이 길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흥행에 성공했다는 게임도 길어야 6개월 인기를 끄는 정도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출시 1년2개월이 넘도록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이는 모바일 게임 사상 유례없는 일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반면 PC 게임은 흥행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한번 성공 궤도에 오르면 수년씩 가는 경우가 많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출시된 지 15년이 넘었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았는데 여전히 이용자들이 많다.
게임사 관계자는 30일 “PC 게임은 성공만 한다면 탄탄한 팬층을 바탕으로 꾸준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해외 IP(지식재산권) 수출도 활발하다”면서 “때문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라도 업체들이 대작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성열 기자
국내 게임사, PC 온라인게임 잇단 출시… “큰 돈 들지만 흥행에 성공하면 장기간 더 큰 돈 벌어”
입력 2018-10-01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