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학병원 신생아실 로타바이러스 15명 확산

입력 2018-09-28 04:04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신생아들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됐다. 뉴시스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신생아수가 27일 15명으로 늘었다. 이 병원은 환자 안전관리에서 일정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이어서 감염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해당 대학병원 신생아실에 있다가 감염 사실이 알려지기 전 퇴원했던 신생아 1명이 전날 로타바이러스 감염 증상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신생아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퇴원해 집에서 치료 중이라고 대구시 관계자는 전했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구토, 발열,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키거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하지만 신생아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지면 치명적일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3일 이 대학병원에서 퇴원해 산후조리원에 들어가려고 검사를 받은 신생아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알려졌다. 병원 측이 당일 같은 신생아실에 있던 18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26일까지 1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먼저 퇴원해 검사 대상이 아니었던 1명이 추가되면서 15명으로 늘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신생아 15명 중 2명만 묽은 설사 등 증세가 발현됐고 나머지는 아직 별다른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감염 신생아들을 격리해 치료하고 있다.

이 병원은 2011년 복지부의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4년 유효기간이 지나 2015년에도 재인증을 받았다. 감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해마다 직원 대상 교육행사를 열었다고 하지만 이번 감염은 막지 못했다. 병원 측은 “날씨가 추워질 때 로타바이러스가 유행하는 탓도 있다”고 해명했다.

정부의 의료기관 인증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이대목동병원도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곳이지만 지난해 감염관리 부실로 신생아가 잇따라 사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인증을 받은 뒤 의료기관의 관리·감독이 잘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할 보건당국은 감염 경로를 밝히기 위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병원 측은 해당 신생아실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신생아 중 증상이 있는 경우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감염 자가 계속 늘어나면 질병관리본부가 나설 가능성도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고위험 임산부가 주로 찾는 병원이라 지역에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차원에서 예방접종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을 무료화해 달라”는 청원이 게재돼 6000여명이 참여했다. 현재는 보호자가 20만∼30만원의 예방접종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최예슬 기자, 대구=최일영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