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종교인 평화회의 연내 개최 北에 제의”

입력 2018-09-28 00:02
이홍정 NCCK 총무가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3차 남북정상회담 종교계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남북 종교인 평화회의를 올해 평양에서, 내년 서울에서 개최하자”는 의견을 북한 수뇌부에 전달했다고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이 총무는 3차 남북정상회담 종교계 특별수행원으로 지난 18∼20일 북한을 방문했다.

종교계와 노동계 시민사회 인사들은 방북 첫날 오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강지영 조선종교인협의회장 등 북한 수뇌부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대북 제재로 중단된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 등을 우리민족끼리 상호 노력해 재개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 총무는 NCCK가 88선언에서 선포한 민중 참여의 원칙을 소개하며 “민이 토대가 되는 평화 프로세스를 이루기 위해 민간교류 상시화를 위한 제도를 만들자”고 북측에 의견을 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8월 북한에서 열리기로 했으나 연기된 종교인 평화회의를 올해 안에 갖기를 제안했다. 내년 3·1절 10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도 회의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북측 수뇌부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고 이 총무는 전했다.

이 총무는 두 가지 기도제목을 한국 교회에 요청했다. 서로 대립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극복하고 평화 공존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자는 것과 하나님 사랑으로 우리 민족 공동체를 치유하고 화해시키자는 것이다. 그는 “한국교회가 남남갈등을 해결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CCK는 지난달 30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6개 회원 교단 및 교계 단체들과 ‘한국교회 남북교류 협력단’을 발족하고 북측 대화창구인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과 협력하기로 결의했다. 이 총무는 “남북 교회의 교류는 협력단의 평양방문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복음의 본질적인 능력이 조그련을 통해 북한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