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청주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충북 청주시 주성초등학교의 30년 전 재학생 숫자는 1898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 기준 이 학교는 학급 수 11학급, 학생 수 193명의 미니 초등학교가 됐다. 학생 수가 급감한 탓이다.
주성초등학교 학생 수는 법원과 검찰청, 교육지원청 등이 위치한 청주 산남지구에 2007년 개교한 산남초등학교(1037명)와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청주의 대표적 구도심인 상당구 영동에 위치한 주성초교는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인한 구도심 쇠퇴, 지방 인구 절벽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인 셈이다.
27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에 개교한 지 100년 이상 된 초등학교는 모두 27개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학교는 대부분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들 학교 대부분은 구도심에 위치한 데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 학교의 30년 전(1988년) 학생 수는 2만3717명이었지만 현재는 무려 72%가 감소한 6687명(4월 기준)으로 집계됐다.
30년 전과 비교해 학생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학교는 청주 주성초교(1898명→193명)와 보은 관기초교(406명→39명), 괴산 연풍초교(318명→30명)다. 90% 정도가 감소한 것이다. 1904년 개교한 청주 청남초교(2314명→463명), 1905년 개교한 보은 삼산초교(1355명→113명), 1906년 개교한 단양 영춘초교(393명→64명)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자체와 교육당국은 구도심 초등학교를 신개발지역으로 이전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충북도청 인근에 있던 청주 중앙초교는 학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다 2015년 율량동의 새 터전으로 이전했다.
도교육청은 또 읍·면지역 학교에 학급 수 기준으로 농어촌 방과후학교 운영비를 지원하고 지역중심의 마을 방과후학교가 운영되도록 학교여건과 지역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일선 초등학교 지원에 나서고 있다.
청주시 등 일선 지자체들이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사업에 나서는 것도 인구 절벽을 막기 위한 안간힘의 일환이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급격한 인구 감소로 규모가 축소되는 구도심의 학교에도 시골의 작은 학교 성공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다양한 지원이 학교의 명맥을 이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30년 만에 정원 1898명→193명, ‘100년 학교’의 눈물
입력 2018-09-28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