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 예루살렘에선 교회박해가 심했다. 신앙공동체가 점점 위축됐지만 북부의 대도시 안디옥에선 바울과 바나바의 도움으로 교회가 계속 부흥했다. 성령 충만한 안디옥교회 성도들은 금식하며 기도했고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파송한다.
‘세 왕 이야기’(예수전도단)로 국내에 잘 알려진 진 에드워즈의 ‘실라의 일기’는 바울의 1차 전도여행을 소개한다. 그는 축약 서술된 성경이라는 ‘뼈대’에 ‘살’(1세기 시대배경)을 붙이고 ‘옷’(소설적 사실표현)을 입혀 성경 사건을 입체적으로 살려냈다.
일례로 “세 번 파선하고 일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고후 11:25)라는 말씀은 고작 20자에 불과하지만 저자는 19쪽 분량으로 펼쳤다. 바울 바나바 마가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앗달리아로 향할 때 ‘에테시안’이라는 겨울 폭풍을 만난 뒤 배가 어떻게 부서지고 꽁꽁 묶었던 짐이 어떻게 풀리는지, 선교사들의 놀란 표정은 어땠는지 꼼꼼하게 묘사돼 있다.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고후 11:26)라는 구절도 무미건조해 보인다. 하지만 저자의 손길을 거치면 살을 에는 추위 속 목숨을 걸고 차디찬 강물을 건너야 했던 전도자의 절박한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들 선교사는 여관에 로마 군인이 없으면 이용을 자제했다. 이동도 밤에만 했다. 강도의 급습을 피하기 위해서다.
비시디아 안디옥에 도착한 바울은 회당에서 이방인들에게 예수복음을 담대히 선포한다. 바울의 설교에 매료된 사람들은 이후 아우구스투스 광장을 가득 메우고 그의 설교를 경청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시 전체에 찬양소리가 넘치고 주민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친다. 예수복음이 ‘굿 뉴스’였던 것이다.
채찍질 39대를 맞고 혹독한 추위와 익사의 위험, 목을 베어내는 강도의 위협을 넘긴 이들이 그토록 배짱 두둑하게 복음을 선포했던 힘은 어디에 있을까. 반사(半死)상태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바울은 이렇게 고백한다. “우리의 하나님은 인간의 구원자이십니다.”(116쪽) 책을 펼치면 2000년 전 선교사들이 품었던 소명이 보인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다시 불러낸 책] 사도 바울의 1차 전도여행 성경사건을 입체적으로 살려 2천년전 선교사의 꿈 보인다
입력 2018-09-28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