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동선언문에 금강산관광 재개가 포함되면서 금강산 가는 길목에 위치한 강원도 고성군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관광이 재개되면 고사 직전에 내몰렸던 지역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은 19일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했다. 고성주민들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라는 전제가 붙었지만 어느 때보다 재개 가능성이 높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현내면 명파리 장석권 이장은 “조건이 먼저 해결돼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하루빨리 해결돼 그동안 홀대 받아온 고성군의 도로·관광 인프라가 확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훈 고성군번영회장은 “평양공동선언에서 금강산관광 재개가 언급된 것을 주민들 모두가 환영하고 있고,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며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 등이 잘 해결돼 하루빨리 금강산관광이 다시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금강산관광은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총격 사망사건으로 중단됐다. 관광 중단 이후 문을 닫은 고성지역의 식당과 숙박시설 등 관련 업소가 400여곳을 넘었고, 누적된 경제적 피해는 3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성군은 2004∼2007년 연평균 관광객이 690만명이었으나, 관광이 중단된 2008년부터 2014년 사이엔 연평균 478만명 수준에 그쳤다.
고성군은 금강산관광 재개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광객 맞이를 위한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경일 군수는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인한 고성군의 경제적 피해가 엄청난 만큼 조건이 하루빨리 해결돼 관광이 재개되길 기대한다”며 “고성군은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때를 대비해 모든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군수는 이어 “관광이 재개되면 관광객들이 단순히 금강산을 다녀오는데 그치지 않고 고성군을 비롯한 설악권 관광지도 둘러볼 수 있도록 연계 관광 개발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고성=서승진 기자sjseo@kmib.co.kr
금강산관광 재개 소식에 최북단 고성 주민 “환영”
입력 2018-09-20 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