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부활을 의심했던 사도 도마. 결국 그는 예수의 상처에 손을 넣어 본 뒤에야 부활을 받아들인다. 불경스러운 일이었는지 몰라도 그 순간 그는 의심의 고리를 끊었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얻었다. 그는 믿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천했다. 전승에 따르면 세상의 동쪽 끝으로 알려져 있던 인도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다 순교로 생을 마감했다. 의심이 들자 확인했고 믿은 뒤에는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의 삶을 산 것이다. 의심을 해소하지 못했다면 없었을지도 모를 순교의 결실이었다.
신앙인들이 성경에 대해 의심하고 고민에 빠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사도 도마도 의심하지 않았던가. 저자도 의심할 것을 권유한다. 동시에 질문하라고 추천한다. “신앙생활에 있어 의미 없는 질문은 없습니다. 믿음은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욕망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신앙인의 의심은 아무래도 어색하다. 그래서인지 질문하는 것 자체가 쉽질 않다. 순종을 강요받다 보니 속으로만 고민하는 신앙인도 늘어났다. “그냥 믿으면 돼”라는 일방적 신앙생활에 장시간 노출된 교인들은 어느새 순종만을 미덕으로 여기게 됐다. 의심과 질문을 멀리하는 건 습관이 됐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급기야 신앙과도 멀어지게 된다.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 온전한 믿음을 향하는 지름길은 신앙에 대해 고민하고 묻는 과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독자들을 ‘질문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이끈다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책 곳곳엔 도발적인 질문이 줄을 잇는다. “목사가 에쿠스 타도 될까” “십일조 띵까면 암 걸리나” “꽐라 될 때까지는 마시지 마소” 등이 눈길을 끈다. 신앙인이라면 한 번쯤 가져봤음직한 질문이 많다. 저자는 이런 질문에 대한 신앙적 해답을 생동감 있게 제시한다.
저자는 의심 많은 자신의 모습에 좌절했거나 이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을 따뜻한 문체로 위로한다. 기독교 신앙을 이 시대의 언어로 설명하는 데 관심을 가진 저자가 수시로 메모한 내용을 모아서인지 쉽게 읽힌다. 실용적이면서도 친절한 책이다. 신앙생활에 궁금증이 많은 이들, 십일조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추천한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의심이 든다면 도마처럼 깨우치고 실천하라
입력 2018-09-21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