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프로 리그 출신도 새 꿈 좇아 한국으로

입력 2018-09-21 04:00
평택시민축구단의 외국인 용병 트리오 호베르토, 고메즈 압둘라이, 가사마 알푸세이니(왼쪽부터)가 지난 15일 경기도 양평군 용문생활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열린 2018 K3리그 어드밴스 20라운드 양평 FC와의 경기를 치른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평=방극렬 기자

브라질 프로 리그 출신부터 중국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 전직 브라질 국가대표 감독까지. 이 화려한 라인업은 한국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의 것이 아니다. 생활체육공원이나 구립잔디구장 등 K3리그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와 감독들이다.

대부분 외국 하위 리그에서 활동하던 이들은 에이전트를 통해 이역만리 한국으로 왔다. 2015년 외국인 용병 제도를 도입한 K3리그는 팀당 최대 3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올 시즌에만 24명의 외국인 선수가 K3리그를 누비고 있다.

브라질 주별 리그 중 하나인 상파울루 리그에서 스카우트된 호베르토(평택시민축구단)는 지난 시즌 K3리그 베이직 득점왕을 차지했다. 평택은 13골을 터뜨린 호베르토의 활약에 힘입어 K3리그 어드밴스로 승격에 성공했다. 몇몇 프로 구단의 눈에 든 호베르토는 입단 테스트까지 봤지만, 예상치 못한 발목 부상으로 반년간 브라질로 돌아가 치료받은 후 돌아왔다. 호베르토는 19일 “강하게 부딪히고 압박하는 K3리그의 수준은 브라질 리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실력을 쌓아 프로로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평택은 아프리카 감비아 1부리그에서 뛰던 가사마 알푸세이니, 고메즈 압둘라이를 영입했다.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유망주도 있다. 중국 슈퍼리그의 명문 광저우 헝다에서 베이직 부산FC에 임대 온 스무살 양조위는 중국 U-19(19세 이하)팀 출신이다. 같은 팀 김영권에 영향을 받은 양조위는 한국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 지난 2월 왔다.

베이직의 시흥시민축구단은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감독이 이끌고 있다. 글레겔 졸진 시흥 감독은 현역 시절 골키퍼로 브라질 연령별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을 거쳤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졸진 감독은 기술 축구를 강조하며 시흥을 올 시즌 리그 1위에 올려놓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외인 용병들은 타고난 신체 조건이 좋을 뿐만 아니라 구단 마케팅에도 도움이 된다. 황태건 양평 FC 사무국장은 “외국인 선수나 감독이 있다고 하면 한 명이라도 경기를 더 보러 온다”며 홍보 차원에서 영입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방극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