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노인요양원 알츠하이머 환자 보호사들에게 묶인 채 폭행당해”

입력 2018-09-19 21:00
원주인권네트워크는 19일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 노인요양원 학대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원주인권네트워크 제공

강원도 원주시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학대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주인권네트워크는 19일 오전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원주 노인요양원 학대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원주인권네트워크는 원주시민연대와 원주여성민우회, 장애인부모연대 원주시지부 등 지역 8개 시민단체로 구성돼 있다.

원주인권네트워크는 “지난 4월 원주시 관내 노인요양원에서 알츠하이머 환자 김모(66)씨에 대한 학대가 발생했다”며 “김씨는 기저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요양보호사들로부터 머리와 손목, 팔다리가 묶여진 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김씨의 얼굴에 멍이 들고 눈 밑에 상처가 난 것을 확인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어 제대로 된 조처를 못한 채 지난 5월 김씨를 다른 시설로 옮겼다.

이 사건은 지난달 23일 한 요양보호사가 김씨 가족과 원주시청에 당시 상황을 적은 양심선언문을 보내면서 논란이 본격화됐다. 현재 한 노인보호전문기관이 경찰에 사건 수사를 의뢰했으며, 원주시민연대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 이선경 원주인권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노인보호시설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관할 지자체의 관리감독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노인을 보호해야 할 시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학대로부터 노인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노인요양시설은 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노인요양원 관계자는 “시설 내에 CCTV도 다 설치돼 있고, 주변에 다른 환자도 많은 상황에서 묶고 때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현재 경찰 등 기관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