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대 사망의 절반이 자살이라니…

입력 2018-09-20 04:00
한국의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기독교계를 비롯한 종교계와 시민단체, 정부의 적극적인 자살방지 캠페인 등으로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나타내는 자살률은 2011년을 정점으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2017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자살률은 24.3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0.6명(2.4%), 2016년에 비해서는 1.3명(5.0%) 줄었다. 그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리투아니아에 이어 2위이며 OECD 자살률 평균의 2배에 달한다.

최근 자살률이 낮아지는 것은 60대 이상 고령층 자살률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10∼30대의 사망 원인 1위는 여전히 자살이다. 10∼19세에서 전체 사망 원인의 30.9%(인구 10만명당 4.7명), 20∼29세 44.8%(16.4명), 30∼39세 36.9%(24.5명)였다. 10대와 30대 사망자 3명 중 1명이 자살자이며, 20대는 약 2명 중 1명이 자살자라는 의미다. 특히 2016년에 비해 10∼30대 남성의 자살률은 다른 연령대가 모두 줄었음에도 각각 0.3명(4.6%), 0.9명(4.7%), 1.1명(3.6%) 증가했다. 반면 여성은 전 연령대에서 자살률이 줄었다.

한창 일할 10∼30대의 자살률 자체가 높을 뿐 아니라 다른 연령대와 달리 계속 높아지는 건 충격적이다. 심각한 청년 취업난과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산업 경쟁력 상실로 인한 경제난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률은 10%로 8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준비생까지 포함한 청년층 확장(체감) 실업률은 23%에 달한다.

정부와 시민사회는 생명 경시 현상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는 한편 사회 안전망에 허점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일터로 나가는 활력 넘치는 경제가 자살을 줄이는 지름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