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붉은불개미 여왕개미가 발견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항만이 아닌 내륙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건 처음이다.
환경부는 18일 대구 북구의 아파트 건설현장에 보관해둔 중국산 조경용 석재에서 여왕개미 1마리를 포함한 붉은불개미 군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확인된 붉은불개미는 일개미 7마리였지만 이날 밀봉 보관한 석재에서 여왕개미 1마리, 공주개미 2마리, 수개미 30마리 등 약 830마리가 추가 발견됐다.
붉은불개미가 나온 조경용 석재는 중국 광저우 황푸항에서 출발한 8개 컨테이너에 적재된 자재로 파악됐다. 지난 7일 부산 허치슨 부두로 입항해 감만부두를 거쳐 대구 건설현장으로 바로 운반됐다.
붉은불개미는 대부분 사람에게 치명적이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임산부가 떼로 공격을 당하면 위험할 수 있다. 작은 동물은 물리면 쉽게 죽는다. 환경부는 지난해 붉은불개미를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했다.
정부는 붉은불개미가 국내 생태계에 확산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조경용 석재가 하역 후 대구 현장으로 직송됐고 발견 장소로 이동된 지 1주일이 되지 않아 결혼비행(교미를 위한 비행)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붉은불개미 방역 점검회의’를 열고 관련 부처가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붉은불개미 발견 현장에선 살충제를 살포해 1차 소독한 데 이어 전문 방역업체에 의뢰해 약제소독을 마쳤다. 19일에는 훈증소독을 추가 실시할 예정이다. 또 붉은불개미 예찰조사 범위를 반경 2㎞까지 추가 확대키로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대구서 여왕개미 등 붉은불개미 830마리 추가 발견
입력 2018-09-18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