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와 함께 가을 속으로…” 내달 청주는 축제 한마당

입력 2018-09-20 21:41
2016년 처음 열렸던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 당시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통 방식으로 복원된 직지 금속활자를 감상하고 있다. 격년제로 열리는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은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과 직지축제를 통합한 것으로 2016년 처음 개최됐고 올해가 두 번째다. 직지의 가치를 조명해 세계인과 공유하기 위한 이 행사는 10월 1일부터 21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진행된다. 청주시 제공
2018 청주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의 주 무대인 청주예술의전당 광장에는 직지의 가치를 전하는 직지 숲이 조성된다. 사진은 18m 높이의 거대한 나무 조형물로 세워질 직지 숲의 조감도. 청주시 제공
고려시대인 1377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제작된 직지심체요절(직지)은 금속활자로 인쇄된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다. 직지는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 앞서 인쇄됐다. 직지는 2001년 9월 4일 청주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자문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상·하 2권으로 구성된 직지는 현재 상권은 전하지 않고 하권(총 38장)만이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보관되어 있다.

청주시는 직지의 다양한 가치를 조명해 세계에 알리고 그 가치를 세계인과 함께 공유하는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을 2016년에 처음 개최했다. 정부 공인 국제행사인 직지코리아는 유네스코직지상 시상식과 직지축제를 통합한 것이다. 시는 2003년 1회 직지축제를 개최한 이후 2005년부터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을 함께 진행해 왔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정부공인 국제행사로 치러지는 2018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은 ‘직지 숲으로의 산책’을 주제로 오는 10월 1일부터 21일까지 21일간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다채롭게 치러진다. 총 사업비는 60억원으로 첫 행사 때보다 20억원 증액됐다. 개최 기간도 8일에서 21일로 대폭 늘었다.

올해 직지코리아는 세계인쇄박물관협회(IAPM) 창립총회, 제7회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 직지상 2.0라운드 테이블 등 국제행사와 주제전시, 세계기록유산전, 글로벌 작가전, 공공미술프로젝트, 직지의 교역로를 미디어아트로 재현한 직지로드 등의 전시를 선보인다.

세계인쇄박물관협회는 전 세계의 인쇄박물관이 참여하는 지식정보공동체 조직으로 기록유산과 인쇄문화의 보존, 지식정보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앞으로 인쇄 문화·역사·유산과 관련한 학술과 교육, 문화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창립총회에는 50여개국 80여개의 인쇄문화 관련 기관·박물관·전문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2004년에 제정된 유네스코 직지상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를 기념하며 기록유산의 보전·연구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2년에 한 번씩 유네스코가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는 아프리카의 이슬람 문서 보전 관련 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인 ‘사바마-디(SAVAMA-DCI)’가 유네스코 직지상을 수상한다. 사바마-디는 말리 북부지역의 유적과 문서가 알카에다 연관 무장단체에 의해 훼손되는 상황에서 말리의 알 왕가리 도서관 등에 소장된 600여건의 문서를 디지털화했다. 이 상의 상금은 3만 달러다.

올해 처음 열리는 ‘직지상 2.0라운드 테이블’은 그동안 직지상을 받았던 전문가들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기록문화 발전을 위해 국제적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다.

주제전시는 직지를 느끼고 직지의 정신에 젖어들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조성된다. 직지의 정신을 계승하고 직지를 세상에 알린 인물들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세계기록유산전에선 네덜란드의 데스멋 컬렉션(Desmet Collection), 그림형제의 어린이와 가정의 이야기, 영국의 다큐멘터리 기록물인 솜 전투 필름,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등이 전시된다.

청주예술의전당 광장에는 ‘직지 숲’이 조성된다. 직지 숲은 세계적 설치미술가인 한석현 작가가 버려진 목재를 활용해 18m 높이의 거대한 나무 조형물로 조성한다. 한 작가는 폐목재에 작은 식물을 심어 생명과 환경, 순환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이 숲 가운데에는 시민들이 기증한 책 1377권으로 꾸민 책의 정원이 들어선다. 1377이라는 숫자는 직지가 탄생한 연도를 의미한다. 기증받은 책들은 행사가 끝난 뒤 청주시내 작은도서관과 사회복지시설에 기증된다.

직지 숲에서는 행사 기간 매일 오후 7시에 영상과 레이저, 프로젝트 매핑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직지의 가치가 소개된다. 작가 애나 한은 직지문화특구와 인접한 운천동 흥덕로 일대의 30여개의 건물 외벽에 야간에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설치한다.

청주예술의전당 인근에 위치한 한국공예관에서는 전국 최초의 전문기록물보관소인 청주시기록관에 보관된 근·현대 기록물과 청주 시민 개인이 수집한 자료가 전시된다.

명상과 요가 등 힐링 체험 행사, 고려 장터를 재현해 마당극을 열고 먹거리를 판매하는 1377 고려 저잣거리, 시민들이 직지 관련 이미지를 도로에 그리는 그라운드 아트, 도올 김용옥 직지 특강 등도 마련된다.

행사 기간에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1일 개막식 때는 YB(윤도현밴드)와 자우림의 축하 세리머니가 예정돼 있다. 10월 6일엔 록밴드 브로콜리너마저와 밴드 옥상달빛이 감성 충만한 공연을 한다. 같은 달 13일에는 실력파 뮤지션인 크러쉬와 2016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받은 김사월이 가을밤에 어울리는 콘서트를 연다. 폐막 하루 전인 10월 20일에는 싱어송 라이터인 선우정아와 김거지가 무대에 오른다.

행사장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운영 기간은 개막 2일전인 오는 29일부터 폐막 하루 뒤인 다음 달 22일까지 총 23일간으로 적용구간은 고인쇄박물관주차장부터 흥덕초등학교까지다. 직지코리아 입장권 가격은 성인 8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관람객 목표는 40만명(외국인 2만명)이다.

청주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 김관수 총감독은 20일 “직지코리아페스티벌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한, 새로운 힐링 여행의 핫 플레이스가 될 것”이라며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국제사회에 직지의 고장 청주를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