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가족들이 손잡고 가기 좋은 전통 공연 무대가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다채로운 연극과 뮤지컬 공연도 있다. 공연장 나들이는 긴 연휴를 알차게 만들어줄 것이다.
국립국악원은 24∼25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달맞이-떴다, 보아라. 저 달’ 공연을 한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줄광대 역을 맡았던 권원태 명인이 줄타기 공연을 할 예정이다. 한국형 퍼레이드 ‘길놀이’, 신명 나는 ‘설장구와 사물놀이’도 보고 추석에 어울리는 우리 노래 ‘팔월가’ ‘추석달’ ‘방아타령’도 들을 수 있다.
국립무용단은 25∼26일 중구 국립극장에서 ‘추석·만월’이라는 제목으로 전통 춤사위를 선보인다. 강강술래, 사랑가, 태평무에 맞춰 전통 춤을 춘다. 종로구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는 24일 경기소리그룹 ‘이령’의 민요 공연이 열리고 떡메치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국립부산국악원은 같은 날 부산 부산진구 국악원 야외무대에서 추석 특별 공연 ‘영판좋다 달판이네’ 공연을 무료로 준비한다. 국립남도국악원도 추석 당일 전남 진도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에서 ‘운림산방-구름으로 그린 숲’ 공연을 한다.
흥겨운 뮤지컬 공연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화려한 볼거리와 탄탄한 스토리를 갖춘 대형 공연들이 여럿 포진해 있다.
먼저 지난 7∼8월 초연돼 기록적인 흥행을 거둔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로 무대를 옮겨 공연된다. 괴이한 얼굴의 사내 그윈플렌(박효신 박강현 수호)의 삶을 통해 17세기 영국의 비정한 세태를 고발하는 작품. 환상적인 무대미술과 배우들의 유려한 가창력이 시청각적 쾌감을 안겨준다.
‘마틸다’는 어린이와 함께 보기 안성맞춤인 공연이다. 천재 소녀 마틸다가 물질주의에 찌든 부모와 학교 교장의 부당함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 발랄하게 그린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음악 안무 무대 메시지 등 모든 요소가 수준급이다. 강남구 LG아트센터.
가볍게 즐길 만한 쇼 뮤지컬을 찾는 관객에게는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의 ‘바넘: 위대한 쇼맨’이 무난한 선택이 될 것 같다.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 P T 바넘의 생애를 다룬다. 유준상 박건형 김준현이 주인공 바넘 역을 맡아 안정적으로 극을 이끈다.
동명 소설 원작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짙은 감성의 멜로. 미국 시골 마을의 주부 프란체스카(김선영 차지연)와 촬영차 마을에 온 사진작가 로버트(박은태 강타)의 사랑을 다룬다. ‘오! 캐롤’은 미국 팝스타 닐 세다카의 노래를 사랑 이야기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복고 감성이 충만한 음악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각각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와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연극에도 눈길이 간다. 연극 ‘사랑해요 당신’은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와 그런 아내를 돌보는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순재 장용 정영숙 오미연 등 명배우들이 일상 속 부부의 애틋한 모습을 연기해 사랑의 의미와 일상의 행복을 되돌아보게 한다. 노년의 로맨스를 그린 ‘장수상회’도 연휴 기간 관객들을 맞이한다.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기반으로 제작해 흥행에 성공한 이 연극은 이순재 신구 손숙 박정수 등이 출연해 나이에 얽매이지 않는 사랑과 가족의 이야기를 가슴 뭉클하게 풀어낸다. 공연은 종로구 대학로 TOM 2관과 유니플렉스 1관에서 각각 진행된다.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해외 연극을 만나볼 수도 있다. ‘영국 연극의 미래’로 불리는 알리스테어 맥도웰의 연극 ‘X’(연출 최용훈)가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 지구와 교신이 끊겨 우주에 고립된 탐사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기다림과 죽음, 사라짐과 같은 철학적 문제들을 고민해 보게 한다.
웃음을 원한다면 특사로 풀려난 2명의 늙은 도둑이 금고를 털러 미술관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시사 코미디 ‘늘근도둑이야기’가 있다. 뛰어난 풍자와 해학으로 20년 넘게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1998년 초연 이후 누적 관객 수 500만명을 넘어선 ‘라이어’도 거짓말로 인해 꼬여버린 택시 운전사의 하루를 유쾌하게 풀어내 큰 재미를 선사한다. 종로구 유니플렉스 3관과 강남구 코엑스아트홀에서 각각 만날 수 있다.
강주화 권남영 강경루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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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9-22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