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개점휴업’에 들어가면서 전세 및 분양권, 수익형 부동산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풍선효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택매매 거래절벽의 영향으로 전세금 인상과 분양시장 이상과열 등 왜곡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8일 부동산114 등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했던 전세시장이 최근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주 전세가격은 서울 0.09%, 신도시 0.06% 올랐고 서울의 송파구(0.22%) 성북구(0.18%) 양천구(0.18%) 종로구(0.15%) 서초구(0.14%) 등은 상승폭이 확대됐다.
당초 9·13 대책 발표로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대출규제 강화 등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 강도가 세지자 시장에서는 전세가 급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세 부담이 늘어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인위적으로 올려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 주거지의 공급 증가와 기존 가격 급등에 따른 세입자들의 지불능력 한계 등으로 전세가를 갑자기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시장 안정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거래절벽 및 전세대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날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8월 주택매매거래량은 전국 6만5945건으로 전년 동월(9만6578건) 및 5년 평균(8만2358건) 대비 각각 31.7%, 19.9% 감소했다. 잇따른 정부규제에 시장 경색 및 거래절벽이 점차 현실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같은 기간 전월세 거래량은 15만208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매거래가 마르면 전세수요 및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 조치와 양도세 인하 등 다주택자들의 퇴로를 열어 거래물량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양권 시장도 가격 급등 조짐이 감지된다. 추석 연휴 후 10월 전국 3만4581가구가 입주 예정인 가운데 입주가 임박한 서울과 신도시 주요 지역 분양권에 분양가 대비 2억∼3억씩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역시 주택 규제의 영향으로 투자 문의가 급등하는 등 대체 투자지로 주목받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분양가는 3.3㎡당 1056만3300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분양 세대는 총 7098가구로 전월 대비 15%, 전년 동월 대비 63% 감소했다. 여름 비수기 탓도 있지만 분양시장 공급 물량이 확연히 줄었다는 평가다. 21일로 예정된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정책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아파트 규제 풍선효과…전세 분양권 수익형 부동산 꿈틀
입력 2018-09-19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