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동향조사, 지출조사와 다시 통합된다

입력 2018-09-18 18:37
통계청장 교체의 도화선이 됐던 ‘가계동향조사’가 2020년부터 또 바뀐다. 2년 전처럼 가구별 지출 통계와 합쳐 분기별로 공표할 계획이다. 대신 조사 대상과 방식을 보완하고 발표 항목을 늘리기로 했다.

통계청은 가구별 소득수준을 보여주는 가계동향조사와 가구별 지출지표인 가계지출조사를 통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분리했던 것을 다시 결합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만 예산 159억4000만원을 배정했다.

우선 조사 대상과 방식이 바뀐다. 현재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할 때 가계동향조사를 부가적으로 하는데, 앞으로 가계동향조사만을 위한 표본(7200가구)을 선정한다. 면접조사 방식을 폐지하고 2016년 이전에 했던 방식처럼 가계부를 적도록 해 세밀하게 소득·지출을 집계하기로 했다.

통계 공표주기는 분기다. 기존에 공표하던 소득과 지출 항목에 신규로 2개 항목을 더한다. 가계수지가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보여주는 ‘흑자율’과 ‘소득수준별 소비성향’을 볼 수 있게 된다. 다만 내년까지 기존 가계동향조사를 발표하고 새로운 통계는 2020년 1분기부터 내놓을 계획이다.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기로 했지만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초 통계청은 지난해 가계동향조사를 폐지할 계획이었다. 소득 공개를 꺼리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뽑은 통계에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운 정부가 분기별로 정책 효과를 확인하려고 하면서 방향이 바뀌었다. 폐지하려던 가계동향조사는 살아났고 표본이 급하게 추가됐다. 이는 또 다른 신뢰도 논란을 낳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용 표본을 통해 정확한 소득분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