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맥, 잔여 경기 가장 많지만 최근 페이스 떨어져 변수
3명 모두 홈에서 강한 면모 종합 비교 땐 김재환 다소 앞서
끝을 향해 달려가는 2018 한국프로야구(KBO) 정규리그에서 불꽃 튀는 홈런왕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홈런 단독 선두인 김재환(두산 베어스·40홈런)의 뒤를 이어 박병호(넥센 히어로즈·39홈런),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38홈런)이 각각 1개 차로 꼬리를 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홈런왕 도전은 선수들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김재환은 1998년 OB(현 두산) 외국인 타자 타이론 우즈에 이어 20년 만의 ‘잠실 홈런왕’에 도전한다. 잠실구장은 펜스까지 거리가 좌우 100m, 중앙 125m로 리그 구장 중 가장 길어 거포들에게 불리하다.
박병호는 KBO 5시즌 연속 홈런왕을 노린다. 박병호는 미국프로야구(MLB)에 진출하기 전 4년 연속 홈런왕(2012∼2015)을 거머쥐었다. 올해 홈런왕을 차지하면 레전드인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은퇴·1997 1999 2001∼2003)과 최다 기록 타이(5차례)를 이룬다.
로맥은 2005년 래리 서튼(현대 유니콘스·35홈런) 이후 13년 만에 외국인 타자 단독 홈런왕 등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에릭 테임즈가 2016년 최정(SK)과 함께 40홈런을 쳐 공동 수상한 것을 빼면 최근 홈런왕 타이틀은 토종 선수들의 몫이었다.
누가 더 홈런왕 등극에 유리할까. 최근 홈런 페이스, 잔여 경기 수, 상대 팀에 대한 기록 등을 종합하면 김재환이 다소 앞서 있다. 우선 올 시즌 잔여 경기는 SK가 20경기, 두산은 19경기, 넥센이 15경기를 남겨뒀다. 로맥이 출장기회가 가장 많지만 최근 기세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김재환은 이달 12경기에서 가장 많은 7홈런, 박병호가 11경기 6홈런을 때려냈다. 반면 로맥은 12경기 1홈런으로 부진하다.
올 시즌 세 선수가 구장별로 때려낸 홈런수를 살펴보면 막상막하의 경쟁이 예상된다. 이들 모두 홈구장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김재환은 잠실에서 가장 많은 16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두산은 잠실에서 12경기를 남겨뒀다. 로맥도 인천 홈에서 15홈런을 기록했는데, SK 역시 12차례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박병호는 고척스카이돔에서 17개의 대포를 담장 너머로 날렸다. 넥센은 고척에서 10경기를 더 치른다.
세 선수의 상황은 남은 상대팀이 누구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두산과 넥센은 앞으로 네 차례 더 맞붙는다. 김재환은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가장 많은 홈런(7개)을, 넥센과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각각 6홈런을 쳤다. 넥센에 꽤 강한 모습이다. 박병호는 KT 위즈에 9홈런, 삼성전에서 6홈런을 뺏어냈다. 그러나 두산을 상대로는 2홈런에 그쳤다. 로맥은 NC·한화 이글스전에서 7개씩, 넥센·두산전에서 5개씩, KT전 6개로 상대적으로 고른 분포의 홈런포를 뽐냈는데, SK는 이들 상대팀과 각각 2연전 일정을 남겨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불뿜는 ‘3인 대포’… 홈런왕 포연 속으로
입력 2018-09-17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