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석태,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이어 17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및 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계속됐다. 19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20일에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이번 주 6명의 장관·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가 열려 정치권에서는 ‘슈퍼 위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청문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난맥상을 바로 잡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그러나 여론의 관심은 신통치 않다. 오늘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어서다. 정상회담 분위기에 묻혀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인사가 그대로 강행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야당에서 나올 만하다.
심지어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야당이 ‘의원 불패’ 신화를 깨겠다며 낙마 대상 1호로 꼽은 유은혜 후보자 청문회가 공교롭게도 평양 정상회담 일정과 겹치기 때문이다. 유 후보자의 경우 아들 병역면제와 위장전입, 남편 회사 사내이사를 국회 비서로 채용해 국가공무원법상 겸직 금지 규정을 위반하고 지역구 사무실을 편법 사용했다는 의혹에 이어 정치자금 사용 내역을 허위신고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불거졌다. 같은 날 청문회가 열리는 이재갑 후보자 역시 위장전입 및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을 받고 있다.
야당으로서는 이번 청문회가 문 대통령 인사의 문제점을 부각시킬 절호의 기회임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청문회에 쏠리는 관심을 남북 정상회담으로 돌리려 한다는 식의 음모론적 주장을 펴는 것은 지나친 논리 비약이다. 여론의 동의도 얻지 못한다. 정상회담과 청문회는 전혀 다른 별개의 사안이다. 야당이 청문회에서 낙마 대상으로 지목한 후보자들이 공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흠결을 지닌 걸 밝혀낸다면 여론의 관심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설] 회담은 회담대로, 청문회는 청문회대로
입력 2018-09-18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