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위해 일하겠다” 돌아온 洪…싸늘한 한국당 분위기

입력 2018-09-17 04:04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국 체류를 마치고 지난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패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국을 위해 일하겠다”는 일성과 함께 귀국했다. 당 재건 모색에 한창인 한국당에나, 향후의 야권 재편 과정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는 ‘논쟁적 인물’이 귀환한 것이다. 한국당 지도부는 홍 전 대표와 거리를 두는 한편 내부 인적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5일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과 함께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시작하겠다”고도 했다. 현실정치 복귀 뜻을 재확인한 셈이다. 홍 전 대표는 귀국 전 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귀국하면 미국에서 구상한 것들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집결한 50여명의 지지자 속에는 배현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있었다. 배 대변인은 “지난 재보궐 선거 때 홍 전 대표와 사모님이 제 지역구(서울 송파을)를 찾아와 선거운동을 도와주셨다. 대변인 자격이 아닌 ‘개인 배현진’으로서 마중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는 홍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강효상 의원만 모습을 보여 홍 전 대표의 귀국을 대하는 당내 분위기를 반영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지난 11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홍 전 대표는 평당원 중 한 분”이라며 “솔직히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최근 방송에 나와 홍 전 대표를 ‘자연인’이라 칭하며 “고향 창녕에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지내시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16일 “홍 전 대표가 정치활동을 재개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돌출적 언행에 반감을 드러내는 당원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당 쇄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추석 전에는 당헌·당규에 따른 당무감사 공고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호일 이종선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