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된 애완견, 핀테크 덕에 보험 가입 가능

입력 2018-09-17 04:04

앞으로 나이 든 개도 펫보험에 들 수 있게 된다. 핀테크 기업인 스몰티켓은 한화손해보험과 손을 잡고 고령견(만 7∼10세)에 특화한 펫보험 상품을 기획·판매키로 했다. 보험에 가입할 때 스몰티켓이 지정한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하고 인수심사를 받는 식이다. 지금까지는 고령견에 대한 건강정보 데이터가 쌓이지 않아 이런 보험상품이 없다. 7살 된 포메라니안을 키우는 이모(25·여)씨는 “어떤 질병들을 보장하는지 봐야겠지만 고령견도 보장해준다니 보험을 들고 싶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기업 9곳을 지정대리인으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지정대리인은 금융회사가 핵심 업무를 핀테크 기업 등에 위탁해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시범운영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금융당국이 공인하는 ‘핀테크 현장테스트’다. 고령견 펫보험이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나선 스몰티켓도 여기에 포함됐다.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된 9개 기업은 테스트에 동의한 고객을 대상으로 신기술을 현장 검증해볼 수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대출심사, 보험 인수심사 등 금융회사 업무를 대신한다.

핀테크 기업 빅밸류는 KEB하나은행의 비정형 부동산 시세·담보 가치 산정업무를 위탁받았다.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빌라 같이 시세 산정이 어려운 비정형 부동산 의 가치를 정교하게 뽑아낼 수 있다.

우리은행과 손을 잡은 에이젠글로벌은 AI 예측모형을 이용한 개인 여신 신용평가·심사를 통해 은행의 대출심사 및 금리결정을 지원한다. 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서민층이 보다 많이 은행권 중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의 바이오 정보(홍채) 인증을 통해 1인당 10만원 한도 내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도 시범 운영된다.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은 최대 2년까지 현장테스트를 진행한다. 계약기간 안에 효과가 검증되면 핀테크 기업은 해당 서비스를 금융회사에 판매할 수 있다. 다만 현행법상 금융회사의 업무 중 일부만 위탁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을 신속히 제정해 혁신적 금융서비스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테스트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올해 4분기 중 2차 지정대리인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임주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