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클리오’, 해치백의 교과서… 세계인의 ‘손맛’ 사로잡아

입력 2018-09-17 04:00

최근 운전자들은 안정감과 편안함뿐만 아니라 ‘운전의 재미’를 중시하는 추세다. 젊은층의 자동차 수요가 늘고 다양한 승차감을 가진 수입차 경험이 증가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클리오’는 유럽을 비롯해 전세계인의 ‘손맛’을 사로잡아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다. 르노삼성차가 국내에 출시한 클리오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QM3’와 동일한 1.5ℓ dCi 엔진이 심장으로 들어있다. 이 엔진에는 르노의 F1 기술과 르노가 그동안 쌓아온 디젤 엔진 제작 비결이 담겨 있다.

유럽 해치백의 역사는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클리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르노 5’는 이미 1970년대부터 소형차 시장을 주름잡으며 새로운 해치백의 역사를 열었다. 뒤이어 나온 클리오는 지금까지 네 번의 세대교체를 거치며 해치백의 새로운 기준과 기술을 제시했다. 1990년대 초반에 출시된 ‘클리오 16V’ 등의 차는 고성능 해치백의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며 르노의 위상을 높였다. 특히 경기용으로 만든 윌리엄스 에디션을 한정판으로 양산한 모델은 고성능 해치백 애호가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2세대 RS는 ‘라구나’의 V6 엔진을 얹은 미드십 차로 개발돼 ‘르노 5 터보’의 뒤를 이으며 당시 ‘핫해치의 끝판왕’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클리오 디젤 엔진의 반응 속도는 빠르고, 소음과 진동은 기대 이상으로 적다. 넓은 토크 밴드에서 솟구치는 출력은 다루기 쉬워 언제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코너를 돌 때 더욱 묵직하고 단단하게 빠져나가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클리오의 진가는 특히 고속 주행에서 드러난다. 속도를 높여도 차체 흔들림을 거의 느낄 수 없다. 클리오에는 독일 게트락의 6단 DCT 자동 변속기가 달렸다. 변속감이 가뿐하고 세심하게 잘 조율돼 적절한 타이밍에 망설임 없이 변속을 실행한다. 정밀한 조향 감각을 중시하는 유럽형 스티어링 시스템과 서스펜션 세팅은 안정적인 직진 주행과 정교한 코너링을 동시에 경험하게 해 준다.

연비를 고려해도 클리오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복합 연비 17.7㎞/ℓ(도심 16.8㎞/ℓ, 고속주행 시 18.9㎞/ℓ)를 자랑한다. DCT 변속기가 동력손실을 극소화해 연비 향상에 기여한다.

클리오는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1400만대 이상 팔리며 ‘해치백의 교과서’라는 별칭을 얻었다.

특히 유럽에선 10년 이상 해당 세그먼트 판매 1등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시장에 클리오는 ‘젠’과 ‘인텐스’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젠 1990만∼2020만원, 인텐스 2320만∼2350만원이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