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자, 진술 번복 논란… 감염 장소 ‘오리무중’

입력 2018-09-13 18:11
보호 장구를 착용한 소독업체 직원들이 13일 인천 중구 대한항공 정비 격납고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예방을 위해 두바이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내린 항공기(KE952) 안을 소독하고 있다. 인천공항=최종학 선임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안정 국면을 맞은 가운데 확진 환자 A씨(61)가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검역관과 A씨의 대화록에 따르면 A씨는 검역 당시 “현지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는 “A씨가 현지 병원을 두 차례 방문했다고 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A씨가 공항 검역관과 질본·서울시에 서로 다른 진술을 한 셈으로, 사실이라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보건 당국은 그동안 “감염병은 국가의 역할 못지않게 감염자의 신고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질본은 A씨의 감염경로를 찾기 위해 역학조사관 2명과 민간 전문가 1명을 이날 쿠웨이트 현지로 파견했다. 이들은 현지 역학조사 정보를 확인할 방침이다. 쿠웨이트 보건 당국은 A씨가 자국에서 감염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 보건부는 세계보건기구(WHO)에 검증인력 파견을 요청한 상태다. 질본은 “쿠웨이트 보건부가 검체로 콧물을 이용했다는 주장 등은 우리 역학조사관의 확인이 필요하다”며 “현재 단계에선 쿠웨이트를 유력한 감염원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의 밀접접촉자 21명은 평균 잠복기 6일째인 이날 중간점검 차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14일에 나온다. 질본은 2주 잠복기가 끝나기 전날인 20일 한 차례 더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일상접촉자는 428명에서 431명으로 늘었다. A씨가 이용한 택시 탑승객 1명이 추가 확인됐고 그가 입국할 때 이용한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던 2명이 입국했다. 소재지가 파악되지 않는 외국인은 27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사태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보완할 점도 거론되고 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배치된 음압구급차는 30여대에 불과하다.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메르스 연구 예산이 2015년 27억800만원에서 올해 9억원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