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와중에도 반도체 호황을 타고 국내 제조업체들이 올해 2분기 사상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원전사업 축소로 타격을 입은 한국전력이 적자행진을 벌이면서 비제조업 영업이익률은 뒷걸음질 쳤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 2분기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3333곳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7%로 지난해 2분기(7.4%)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7.7%) 성적을 회복한 것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 7.7%는 기업들이 물건을 1000원에 팔아 세금을 빼고 77원을 이익으로 거뒀다는 얘기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7.2%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4분기(6.1%)를 제외하고 매분기 7%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9.5%로 지난해 2분기(8.8%)보다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업종의 호황 덕분이다. 반도체가 포함된 기계·전기전자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16.1%로 전체 제조업의 수익 증가를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을 빼면 이익률은 전체 산업 기준 5.5%, 제조업 기준 6.0%로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반도체의 미래가 밝지 않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은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있고 내년에 더 악화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비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0%로 지난해 2분기(5.3%)보다 증가폭이 소폭 줄었다. 건설업이 9.0%로 전년 동기(8.5%)보다 좋아졌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한국전력의 적자 지속으로 전기가스 부문이 2.6%에서 -1.4%로 후퇴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성장성은 둔화됐다. 전체 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4.8%로 지난해 2분기(8.0%)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
반도체 호조에 제조업 영업이익률 ‘역대 최고’… 1000원어치 팔아 77원 벌었다
입력 2018-09-13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