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11일 “부동산으로 돈 버는 나라에선 혁신창업 기업이 나올 수 없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중 부동자금이 1000조원 규모인데 부동산으로 번 돈은 부동산에 몰리지, 혁신 기업으로 가지 않는다”면서 “요새 ‘부동산 광풍’을 보면서 우리 산업과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딜레마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올해 초 매각이 무산된 대우건설에 대해선 “향후 2∼3년간 경쟁력을 재정비해 값을 높여 팔겠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 경제협력이란 ‘변화’가 생겼다”면서 “경협이 가시화되면 대우건설의 유용성이 굉장히 커진다. (과거 매각 추진 가격의) 두 배 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 경협과 관련, 이 회장은 “가능성이 크지만 리스크도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 경협은 정치적, 군사·외교적 리스크가 커 금융기관 한두 곳이 선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며 “국내 금융기관을 비롯해 외국 금융기관, 국제기구가 모두 합심해 큰 그림을 그리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성장 가능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부동산으로 돈 버는 나라에선 혁신창업 기업 안 나와”
입력 2018-09-11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