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TK로 달려간 김병준 “박근혜 재판은 정치 재판”

입력 2018-09-11 18:20 수정 2018-09-11 21:56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왼쪽 세 번째)과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 세 번째)가 11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이철우 경북지사(맨 왼쪽)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정치적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정치재판으로 규정하며 ‘집토끼 지키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대구 수성호텔에서 열린 지역 언론인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는 당내에서 크게 이슈화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제를 너무 크게 거론할 경우 당 혁신이 방해받을 수 있다”며 “전직 대통령 재판에는 정치적 판단과 압박, 지지와 반대가 다 들어가 있어 이런 큰 문제는 우리 세대를 지나 역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과 한국당 지도부는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보수 민심의 척도라는 상징성을 지닌 대구 서문시장도 방문했다.

당내에서는 노무현정부 출신인 김 위원장을 향한 일부 친박근혜계 인사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보수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행보라는 얘기가 나왔다.

구미는 ‘박정희의 고향’으로 그간 보수의 성지처럼 여겨졌으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장세용 시장이 당선됐다. 한국당 지도부가 구미를 찾은 것은 전통적 텃밭인 TK에서 문재인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해 지지세를 회복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구미산업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큰 성장을 썼던 본거지인 구미에 왔지만 경제 전체가 내려앉고 있는 게 피부로 느껴져 마음이 무겁다”며 “청와대를 둘러싼 여러 세력과 이념집단을 봤을 때 (경기 침체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