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사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야당이 현미경 검증을 진행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흠결이 나타나지 않으면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청문회 날짜부터 유 후보자에게 유리하다. 청문회는 19일로 잡혀 있다. 남북 정상회담(18∼20일) 한복판에 열린다. 정상회담이라는 ‘빅 이벤트’에 청문회는 이목을 끌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야당 교육위원 입장에서도 흥이 나지 않는 게 인지상정이다. 추석 연휴 직전 들뜬 분위기도 청문회 흥행을 떨어뜨릴 것이란 관측이다.
야당의 화력도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19일 유 후보자를 포함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등이 인사청문회를 받는다. 애초 성 후보자는 17일이었는데 국회 일정과 추석 연휴 탓에 한꺼번에 청문회를 치르게 됐다.
통과 가능성과 별개로 청문회는 유 후보자에게 고통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딸(28) 위장전입 의혹이 도덕성에 상처를 줬다. 특히 과거 위장전입을 비판했던 유 후보자의 말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1996년 10월∼1997년 4월 유 후보자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살았지만 주소지는 딸 친구 집인 중구 정동이었다. 덕수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다니던 딸이 친구들과 같은 학교로 진학하게 하려고 위장전입했다는 게 유 후보자의 설명이다. 그는 “부동산 투기나 소위 강남 8학군 진학을 위한 부정한 목적은 아니지만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아들(21)의 병역 면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유 후보자의 아들은 2016년 신체검사에서 ‘불안정성대관절’(십자인대) 파열로 5급 판정을 받고 병역 면제 대상이 됐다. 유 후보자 측은 아들이 2011년 유도 연습을 하다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았고 2014년에도 학교에서 축구하다 같은 부위를 다쳐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불안정성대관절이 단골 병역 회피 수단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를 막론하고 고위공직자 아들의 병역 면제 사실은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플러스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유 후보자의 지역구 사무실을 둘러싼 공방도 예고돼 있다. 그는 한국체육산업개발㈜이 운영하는 경기도 고양 일산올림픽스포츠센터 202호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유 후보자 측이 203호를 계약했는데 사무실 환경이 더 좋은 202호로 바꾸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유 후보자는 19대 국회부터 한국체육산업개발과 그 모회사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을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이었다. 유 후보자 측은 “해당 사무실은 2013년 이후 18차례 공개입찰이 모두 유찰돼 2년 넘도록 공실 상태였다. 어떤 특혜도 없었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도경 기자
절묘한 청문회 날짜 19일, 유은혜, 논란 뚫고 ‘의원 불패’ 입증할까
입력 2018-09-16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