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쇼크, 최저임금 탓”… 국책 연구기관 KDI, 추락 원인으로 첫 거론

입력 2018-09-11 18:58 수정 2018-09-11 21:31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불거진 ‘고용 쇼크’ 원인에 대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고용지표 추락의 원인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KDI는 11일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한국 경제는 투자 부진을 중심으로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고용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7월 취업자 수 증가폭(5000명)의 급격한 위축은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적 요인도 있겠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제조업 구조조정 등 정책적 요인도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KDI에 따르면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경기선행지수는 23개월 만에 기준치 밑으로 떨어졌고, 기업 투자 상황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7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 호황을 맞고 있는 반도체 부문이 23.9% 급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심각한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 부문은 12.0% 감소하면서 업종별 양극화 현상이 이어졌다.

경제주체들의 경기전망은 더 암울하다. 7월 경기선행지수는 99.8로 기준치(100) 아래로 내려앉았다. 2016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경기선행지수는 100 이상일 경우 ‘경기상승’, 이하면 ‘경기하강’을 의미한다. 얼어붙은 심리는 투자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설비투자는 10.4% 감소해 5월부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건설투자(건설 기성액) 부문도 7.0% 줄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