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도자 우위’ 역대 최고

입력 2018-09-11 04:00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은 ‘나홀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서울 부동산이 유례없는 매도자 우위 시장을 형성하면서 호가는 치솟고 실수요자들은 매물을 구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10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9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71.6을 기록했다. 지수 집계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매수우위지수는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 범위 0∼200 가운데 기준점인 100을 웃돌면 매수자가, 밑돌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음을 의미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아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말 매수우위지수는 152.3, 165.2를 연이어 기록하며 이전 최고 수치인 2006년 11월 157.4를 돌파한 바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6년 150대로 높았던 매수우위지수는 2016년까지 100을 밑돌며 안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올해 본격적인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 정부의 추가 규제가 윤곽을 드러낸 올 7월 말부터는 한 달 넘게 폭등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 집값의 분수령으로 주목받았던 지난주 주택시장 통계에서도 정부가 다급히 내놓은 8·27 안정화 방안은 시장 진화에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감정원의 9월 1주(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7% 올라 역대 최고 상승률 기록을 한 주 만에 재차 경신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장 오름세가 반복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이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호가만 치솟는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