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 문책 인사, 회장 장남은 사장 승진

입력 2018-09-10 04:00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0일부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기내식 대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수천 전 아시아나항공 사장 자리에는 한창수 아시아나IDT 사장이 발탁됐고 후임 아시아나IDT 사장에는 박세창(사진) 전략경영실 사장이 선임됐다. 이번 인사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사장이 핵심계열사인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전면에 나서면서 ‘3세 경영’에 시동을 걸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인사는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앞으로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 중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그룹이 기내식 대란에 이어 ‘갑질 파문’까지 불거지며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나서 경영 능력을 시험받게 됐다. 그는 2002년 입사 이래 그룹 전략경영본부와 금호타이어를 거쳐 2016년부터 전략경영실 사장과 아시아나세이버 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룹 내 신성장 전진기지격인 아시아나IDT가 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만큼 박 사장은 향후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을 맡게 된 신임 한 사장은 1986년 그룹에 입사한 후 1988년 아시아나항공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2005년부터 아시아나항공 재무담당, 관리본부, 전략기획본부 및 경영지원본부 임원을 거쳤고 2015년 3월부터는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차세대 IT운영 시스템 도입에 주력해 온 그룹 내 재무·기획 전문가다.

앞서 7일 김 전 사장은 기내식 대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임기만료 1년을 앞두고 사의를 표했다. 김 전 사장은 1988년 입사 후 2008년 에어부산 사장을 지낸 뒤 2014년부터 약 5년간 아시아나항공 사장직을 맡아 왔다.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최종 책임은 전적으로 사장에게 있다. 진작 제 거취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했으나 당면한 현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잠시 거취표명을 미뤄 왔다”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