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고 김상현 목사 순교자로 추서키로

입력 2018-09-07 00:01

공산당에 맞서 저항하다 목숨을 잃은 고 김상현(1882∼1948·사진) 목사가 순교자로 추서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총회 순교·순직자심사위원회(위원장 이국현 목사)가 제출한 김 목사에 대한 공적사항을 검토한 뒤 순교자로 추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평양신학교 19기로 주기철 목사 등과 함께 공부한 김 목사는 일제강점기엔 독립운동을 했고 광복 후엔 공산주의 세력과 싸웠다. 압제에 저항하며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삶이었다.

그는 1919년 3월 31일 평안북도 정주에서 ‘정주 장날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일제에 검거돼 같은 해 7월 7일 평양 복심법원에서 출판법과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2년 6개월을 복역했다. 평북 용천 대성교회에서 사역하던 중 해방을 맞은 김 목사는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피란을 떠나지 않고 교인들과 함께 북한에 남았다. 공산주의가 신앙과 배치된다고 판단한 김 목사는 공산당의 협조 요청을 단호히 거부했다. 1948년 교회를 습격한 폭도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김 목사는 후유증으로 투병하다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국현 위원장은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일제와 공산당에 저항했던 김 목사의 삶은 신앙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소개했다. 김 목사의 후손들은 신앙의 명문가를 이뤘다. 고 김성숙 권사와 고 김상섭 장로가 김 목사의 딸과 사위다. 김 장로 부부는 서울 동신교회의 기틀을 다진 설립 멤버였다. 김순미(서울 영락교회 장로) 예장통합 여전도회전국연합회장이 김 목사의 외손녀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