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와해’ 이상훈 의장,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

입력 2018-09-06 18:55
노조 와해 의혹을 받고 있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삼성그룹 내 ‘2인자’로 꼽히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6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이 의장 소환조사로 지난 4월 시작된 검찰 수사는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수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에 따른 피의자 신분으로 이 의장을 소환조사했다. 이 의장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의장을 상대로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된 2013년 이후 속칭 ‘그린화 전략’으로 불리는 노조 와해 공작을 보고받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해 온 이 의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맡으며 노사관계 업무를 총괄했다. 검찰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등 본사가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인력 파견 등의 방법으로 노조 와해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이 미래전략실과 함께 지역 서비스센터의 ‘기획 폐업’, 노조원 재취업 방해, 노조원 불법사찰 등 노조 와해 공작을 계획하고 대응방침을 삼성전자서비스에 내려보내 실행시킨 정황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의장 소환조사를 끝으로 노조 와해 공작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