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러낸 책] 유교 뿌리 깊은 안동에 신앙의 나무 풍성히 키운 ‘110살 교회’의 새 소식

입력 2018-09-07 00:01

포털에 뜬 교회 관련 뉴스의 댓글 보기가 무서운 시대다. 기독교와 목회자에 대한 일부 네티즌의 혐오와 비난은 상상을 초월한다. 과연 한국교회에 미래가 있을까.

12년 만에 나온 개정판 ‘안동교회 이야기’(홍성사)는 “그럼에도 아직 이런 교회가 있소” 하고 말하는 책이다. 유교의 본고장 경북 안동에 1909년 설립된 뒤 지금까지 꼿꼿하게 교회의 본분을 지켜온 교회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안동교회는 110년간 독립운동과 민족복음화에 앞장선 교회다. 고 김광현 목사에서 고 김기수 목사로, 다시 김승학 목사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뤄왔다. 담임목사 3대가 한마을에 모여 사는 동안 교회가 갈라지거나 다투는 일이 없었다.

개정판에는 지난 12년간 교회의 새 소식들이 담겼다. 그새 교회 옆에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100주년기념관이 들어섰다. 이 교회 1층에 자리한 하늘씨앗어린이도서관은 소도시에서 흔치 않은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이곳에 25년간 성경을 12번 필사한 최의숙 권사의 필사본 성경책이 지금도 보관돼 있다.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성경통독과 필사의 전통이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어 안동교회 앞에는 ‘말씀으로 뭉친 교회’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다.

유교 전통이 강한 곳에서 안동교회는 이웃 종교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지역사회를 위해 한자리를 지켜 왔다. 책에는 2017년 안동교회와 목성동성당, 유교문화회관, 대원사가 한눈에 보이는 화성공원의 안동종교타운 준공식 소식을 추가했다. 그 밖에 기독교 청년운동, 지역사회 섬김, 다른 교회를 돕는 모습 등 안동교회에 대한 기록들이 한층 더 풍성해졌다.

저자는 개정판 서문에서 이 책을 다시 불러낸 이유를 분명하고 확실히 밝히고 있다. “혼탁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복음의 순수성과 공동체의 본질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한 아름다운 교회들이 있다. 나는 안동교회가 그중 하나라고 믿는다.… 한국교회의 과거가 궁금한 사람, 한국교회의 현재가 답답한 사람, 한국교회의 미래가 두려운 사람에게 나는 과감하게 안동교회를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자의 말대로, 안동교회에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보게 된다.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