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女風… 역대 최다 예비선거 통과

입력 2018-09-05 21:39
미시간주 13선거구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5명의 다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승리한 라시다 타리브(42·여)는 지난 8월 8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모든 억압적인 인종차별 구조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11월 실시될 미국 중간선거가 강력한 여풍(女風)을 예고하고 있다. 중간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여성 후보들이 역대 최다인 것을 넘어 예비선거에서 잇따라 당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트거스대학 여성정치센터는 4일(현지시간) 연방하원 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가 476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다인 298명보다 178명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절반에 육박하는 227명이 각 당의 경선을 통과해 11월 본선을 앞두고 있다.

상원도 마찬가지다. 역대 최다인 53명의 여성이 도전장을 던져 21명이 먼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26명의 후보가 레이스를 달리고 있다. 주지사 예비선거에서도 역대 최다인 61명의 여성이 후보로 나와 14명이 경선에서 이미 승리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은 올해 중간선거에서 여풍이 유달리 거센 것에 대해 세계적인 ‘미투’ 운동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차별적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중간선거에 출마한 전체 여성 후보자 590명 중 73%(428명)가 민주당에서 배출됐다는 데서 확인된다.

특히 민주당의 젊은 소수인종 여성들이 눈에 띈다. 유력한 차기 하원 원내대표로 꼽히던 10선의 조 크롤리 의원(뉴욕)을 꺾은 20대 라틴계 정치 신예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28), 사상 첫 무슬림 하원의원 당선이 확실시되는 팔레스타인 이민자 2세인 라시다 탈리브(42)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매사추세츠주에서도 흑인 여성 시의원 아야나 프레슬리(44)가 10선 하원의원인 마이클 카푸아노를 물리쳤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많은 여성이 있고 그 지지가 강력하지만, 더 많은 여성이 그에게 반대하고, 반대 강도는 남성보다도 훨씬 세다”고 진단했다.

WP가 ABC방송과 지난달 31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여성이 66%로 남성(54%)보다 12% 포인트 높았다.

현재 연방의회의 여성 의원은 107명으로 20%에 불과하다. 상원 23명, 하원 84명으로 역대 의회보다는 많아졌지만 여성이 인구의 절반인 현실에 비춰보면 낮은 수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