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시장 지각변동…SKT 점유율 하락, LG유플러스 알뜰폰 약진

입력 2018-09-06 04:00

이동통신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한때 50%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업계 1위 SK텔레콤이 후발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알뜰폰에 가입자 점유율을 뺏기면서 40%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동통신 3사는 오는 5G 시대가 가입자 점유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5G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가입자(회선) 점유율은 41.9%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42.4%)보다 0.5%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SK텔레콤의 가입자 점유율이 41%대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은 2012년 12월 44.5%부터 매년 1% 포인트 안팎으로 감소해왔다.

올해 점유율 하락은 연초 SK텔레콤이 그동안 신규 가입자에게 지급해오던 보조금 규모를 줄인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통 3사가 보조금을 과다 지급해가며 가입자를 끌어 모으는 ‘보조금 경쟁’이 소모적이라며 자제해왔다. 돈을 풀어 단기 매출을 올리기보다 투명한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언제 이미지가 가입자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LG유플러스는 7월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20.0%를 기록했다. 기존 점유율은 2011년 말 17.8%에서 2012년 18.5%, 2013년 19.4%로 뛰었고, 지난해 말 19.8%를 기록했다. 2012년 3월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LTE 전국망을 구축한 게 주효했다.

‘LTE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상품을 빨리 출시한 것도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월 8만8000원에 데이터 속도·용량 제한이 없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완전 무제한 요금제가 호응을 얻자, KT와 SK텔레콤도 비슷한 조건의 요금제를 지난 5월과 7월 잇따라 발표했다.

알뜰폰의 가입자 점유율은 지난해 말 11.8%에서 7월 12.0%로 소폭 늘었다.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의 조건(월 2만원대 요금·데이터 1GB·음성통화 100분)과 맞먹는 저가 요금제와, 월 3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 ‘가성비’ 좋은 데이터 요금제를 꾸준히 출시한 게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점유율은 5G 시대에 진입하면 또 한 번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통 3사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5G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VR·AR은 제조·의료·국방·교육 등 기존 산업과 융복합되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아울러 10∼20대 젊은 가입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출시해 미래 5G 가입자 끌어 모으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