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 5명 중 1명이 ‘낙하산’ 혹은 ‘캠코더’(대선캠프·코드인사·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기관의 업무와 전혀 무관한 이력을 가진 인사가 기관장에 임명되거나 한 사람이 여러 기관의 임원을 겸직하는 사례도 드러났다.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가 4일 발표한 ‘공공기관 친문(친문재인) 백서’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1년4개월 동안 총 340개 공공기관에서 임명된 1651명의 임원 중 365명(22%)이 낙하산·캠코더 인사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정부 출범 후 매일 1명꼴로 낙하산 인사가 임명됐다. 문재인정부도 박근혜정부와 마찬가지로 능력과는 무관하게 정치권 인사들을 주요 기관의 장이나 임원으로 내세워 신(新)적폐를 쌓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낙선한 전직 의원들이 기관장으로 임명된 사례가 많았다.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과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김낙순 한국마사회장,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지병문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모두 민주당 의원 출신이다.
김 원내대표는 “공공기관이 전직 의원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과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은 지난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지방에 본사를 둔 기관에 해당 지역 출신 민주당 당직자나 캠프 출신이 임명된 경우도 적지 않다. 본사가 대구인 신용보증기금에는 최상현 전 민주당 대구시당 정책실장이 비상임이사로 임명됐다.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정환 사장을 비롯해 이동윤 상임이사, 손봉상·조민주 비상임이사가 모두 민주당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출신이다.
바른미래당은 “고도의 전문성과 윤리성, 책임성을 갖춘 인사가 이뤄져야 하는 금융기관에서도 35명 중 21명이 캠코더 인사”라고 지적했다.
중복 기용, 경력과 무관한 기용 사례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문재인 대선캠프 일자리위원회 출신인 김혜진 세종대 교수는 지난 5월 18일 임기 3년의 산업연구원 감사에 위촉된 데 이어 5월 23일에는 임기 2년의 공무원연금공단 이사까지 맡았다. 강귀섭 코레일네트웍스 대표이사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보좌관 출신으로 철도 관련 이력이 없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문재인정부, 매일 1명씩 공공기관에 낙하산 투하”
입력 2018-09-04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