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위한 예장목회자대회’ 열려… 총회 재판 무효·교회세습금지법 재확인 촉구

입력 2018-09-04 00:01
예장통합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총회헌법수호를 위한 예장목회자대회’에 참석해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이 적법하다는 총회 재판국의 판결이 불러온 후폭풍이 거세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는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위한 예장목회자대회’가 열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총대들에게 명성교회 판결 무효와 교회세습금지법 취지 재확인 결의를 촉구했다.

대강당 1070석이 전국에서 모인 예장통합 목회자와 신학생으로 대부분 채워졌다. 이들은 영호남과 충청 지역 등에서 버스를 타고 아침 일찍 출발해 찾아왔다. 애초 기념관을 관리하는 유지재단이 장소 사용을 불허해 옥외에서 집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날 아침 사용이 허락됐다.

대회는 서정오 동숭교회 목사의 기도로 시작됐다. 서 목사는 “하나님께서 재판국원들에게 정직한 마음을 주어 한국교회 앞에 회개하게 해주시고 총대들의 마음을 감동하게 해 한국교회가 다시 살길을 찾게 해 달라”고 했다.

김지철 소망교회 목사가 설교를 맡았다. 그는 “명성교회 세습에서 한국교회의 자화상을 보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영적 지도자인 목회자들이 있으며 이들이 한국교회를 침몰하게 만든 주범”이라고 고백했다. 김 목사는 “하나의 교회가 건강하고 멀쩡한 노회를 망가뜨리고 우롱했다”며 “총대들이 압도적으로 찬성한 총회 헌법을 무너뜨린 일에는 자기 보존을 위한 거짓과 교만,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축도는 정영택 전 총회장이 했다.

지역 목회자들과 신학생 발언이 이어졌다. 발언 도중 한 시민이 단상으로 뛰어들어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 청빙을 적법하다고 했다”고 외치기도 했다. 명성교회 성도인 여태윤씨는 “명성교회에서 17년 넘게 봉사한 분도 다른 이와 인식이 다르다며 문자 한 통으로 봉사의 자리에서 내쫓겼다”고 말했다. 발언 이후 참석자들은 총회 재판국을 새로 구성해 사건을 재심토록 촉구하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학위원회(위원장 이정배 목사)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세습 정당화를 위해 성서가 왜곡 이용되는 현실이 통탄스럽다”며 “목회를 소명으로 알고 자리를 지켜온 한국교회 가난한 목회자와 성도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예장통합 총회 파송 선교사 385명은 성명을 내고 “명성교회의 불법 세습을 반대한다”며 “교단 파송 선교사라는 자부심과 긍지가 총회재판국 판결로 수치와 아픔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온·오프라인 공동서명은 3일 오후 3시 현재 9322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명은 총회 직전인 오는 7일까지 진행된다.

한편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명성교회가 불법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담긴 진정서를 서울동부지검에 제출했다.

김동우 황윤태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