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안넝선자오 신투 부스 난민.”(전능신교 신도들은 난민이 아닙니다)
중국 전능신교 피해자들의 외침이 3일 청와대 앞에 울려 퍼졌다. 전능신교에 빠져 종적을 감춘 가족을 둔 중국인 15명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정부가 앞장서 전능신교 소속 가짜 난민을 중국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송환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능신교에 빠진 딸 돤쥔치(24·여)씨를 찾아 한국에 온 루어청메이(47·여)씨는 “딸이 대학에 합격했는데, 전능신교에 빠진 뒤 2014년 잠적해 버렸다”면서 “출입국 기록을 통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겨우 확인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루어씨는 “4년째 딸과 통화 한번 못해 봤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딸이 난민이라는 것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중국 내 전능신교 신도에 대한 탄압도 없는 마당에 무슨 난민이라는 말이냐”고 성토했다.
여동생을 찾기 위해 방한한 로어슈쉰(44)씨도 “동생이 집에서 잘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면서 “가족들이 엄청 걱정하고 있다. 하루속히 집으로 돌아와 달라”고 애원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한국을 다시 찾은 리쥔제(33)씨는 “어린 딸을 두고 가출한 아내를 찾기 위해 또다시 한국에 왔다”면서 “아내와 어렵게 통화를 하는데, 그때마다 누군가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지시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능신교 신도들이 한국의 난민법을 악용해 장기체류를 하고 있고 가짜 난민 소송을 제기해 가족관계를 단절시키고 있다”면서 “전능신교가 난민팀까지 운영하며 가출하게 한 뒤 기획 입국을 시키고 있다. 신도들을 속히 가정으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했다.
이날 중국인 피해자들을 촬영하던 전능신교 관계자는 “신도들은 가출하지 않았다. 가짜 난민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말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4일 충북 보은군 전능신교 집단합숙소 앞에서 시위를 벌인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전능신교 가짜 난민을 가족 품으로”
입력 2018-09-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