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봉사 뿌리내리면, 우리 사회 선진국으로 이끌 것”

입력 2018-09-04 00:00
손인웅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상임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덕수교회 일관정에서 ‘일상 속 자원봉사’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자원봉사자들의 수가 늘어나면 국가의 경쟁력도 높아집니다. 국가의 골간이 자원봉사라고 봅니다. 봉사자 늘리는 일부터 하려고 합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덕수교회 일관정에서 만난 손인웅(한국교회봉사단 명예회장) 목사는 ‘자원봉사가 지닌 저력’을 키우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우리나라 자원봉사 단체들을 아우르는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상임대표에 선출됐다.

손 목사는 “미국인 두 명 중 한 명은 자원봉사자”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20% 수준인데 미국처럼 50%까지 끌어올린다면 파급효과는 상상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자원봉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은 이미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2008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때 기름 묻은 돌을 닦고 기름을 걷어낸 자원봉사자들의 총인원을 130만여명으로 추산하는데 이들에게 일당 10만원씩 지급했다면 1300억원 넘는 돈이 인건비로 지출됐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돈 주고도 하기 어려운 일을 자원봉사자들이 해낸 것이죠. 누구도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고 결국 기적을 일궈냈습니다. 국민이 이미 성숙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자원봉사의 힘입니다.”

‘일상 속 봉사’가 뿌리내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만약 한동네에 사는 열 명의 직장인이 퇴근길에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30분씩 대화를 나누는 봉사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별일 아닌 것 같아도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일상 속 봉사활동이 우리 사회를 선진국으로 이끄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기부문화가 늘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상식이 되도록 정서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기부한 사람들이 더욱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고 했다. 임기 중 손 목사는 ‘자원봉사자 확대를 위한 캠페인’과 ‘기부확대를 위한 제도 보완’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면에서 교회가 가진 기본기가 튼튼하다고 말했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자원봉사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자원봉사 분야에서 기독교인은 최적화된 인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1994년 출범한 한국자원봉사협의회는 우리나라 자원봉사 단체들을 대표하는 기구다. 그동안 강영훈·정원식 전 국무총리, 오재식 전 월드비전 회장 등이 상임대표를 맡았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