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배우·신예 결합 돋보여, 노래 웅장하고 연기 생동감
13일부터 광림아트센터서 공연
“오직 혁명의 불꽃만이.”
1662년 도탄에 빠진 프랑스 파리. 굶주림에 분노한 민초들의 노래가 장엄하게 울려 퍼진다. 향락에 젖은 왕 루이 14세는 백성들의 궁핍한 삶을 외면한 채 폭정을 일삼는다. 쌍둥이 동생 필립은 왕권 분쟁을 막는다는 이유로 철가면을 쓴 채 지하 감옥에 갇혀 있다. 난세를 헤쳐 갈 영웅이 필요한 시대. 시대는 조용한 여생을 보내던 ‘삼총사’를 다시 한자리로 부른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뜨거운 피가 흐르는 ‘삼총사’의 새로운 모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의 연습 공개 현장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허리춤에 찬 검이 분장의 전부였고, 특별한 무대 장치도 없었다. 하지만 무대 끝과 끝을 넘나들며 펼치는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는 실제 공연처럼 생동감 넘쳤다. 하이라이트 장면을 채우는 웅장하고 서정적인 노래들과 흥미진진한 검술 액션, 탄탄한 이야기 전개는 실제 무대 위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11월 체코에서 첫선을 보인 ‘아이언 마스크’의 해외 라이선스 공연은 한국이 최초다. ‘삼총사’ ‘몽테크리스토 백작’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1998년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돼 흥행했다. 루이 13세를 둘러싼 음모를 밝혀낸 후 세월이 흘러 총사직을 은퇴한 삼총사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와 왕실 총사 대장이 된 ‘달타냥’이 다시 모여 루이 14세와 관련된 비밀을 밝히는 여정을 다룬다.
나이 든 ‘삼총사’와 젊은 왕이 주인공인 만큼 중년 배우들과 신예들의 결합이 특히 돋보인다. 아토스 역은 김덕환 박준규 김영호, 아라미스 역은 최낙희 류창우, 포르토스 역은 조남희 이병준 김법래가 출연한다. 또 달타냥 역은 서영주 이건명 등 무대와 TV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한 중년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완숙하고 노련한 연기를 선보인다. 아이돌 그룹 출신의 장동우 산들 이창섭 켄 4명은 루이 14세와 쌍둥이 동생 필립을 오가며 1인 2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국내 정상급 제작진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뮤지컬 ‘광화문 연가’ 등에서 활약한 김성수 음악감독이 음악 슈퍼바이저로 참여했고, ‘애드거 앨런 포’ ‘셜록홈즈’ 등에서 역동적인 연출로 실력을 인정받은 노우성 연출가가 총연출을 맡았다.
공연은 오는 13일부터 11월 18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진행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다시 모인 삼총사, 새로운 모험 시작한다
입력 2018-09-03 18:40 수정 2018-09-03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