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옛 단원보건소. 안산단원경찰서와 고려대 안산병원이 한마음이 돼 북한이탈주민(탈북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이웃사랑 탈북민 의료지원 행사’를 열었다.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산부인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의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과 사회사업팀 직원 등 30여명의 병원 직원과 안산단원서 보안과 직원들이 참여한 행사에선 진료활동 외에도 보이스피싱 등 범죄 예방을 위한 대응 방법 안내, 애로사항 청취도 함께 이뤄졌다.
이날 의료지원 행사에는 최신 의료장비가 탑재된 차량이 동원돼 X레이 촬영과 혈액 검사, 초음파 검진까지 이뤄졌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진과의 상담도 진행됐다. 병원은 진료를 통해 발견된 질환에 대해 최대 300만원까지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는 안산단원서 보안계 박홍순 계장과 팀원들이 ‘신변보호관’으로서 지역 내 탈북민 500여명을 돌보며 고민했던 결과의 산물이다.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게 하기 위해 무엇을 도와줄까’라는 물음을 했던 팀원들은 고려대 안산병원이 다문화가정과 이주민을 위해 진행한 의료봉사를 눈여겨보고 지난 6월 병원 사회사업팀을 찾았다. 의기투합한 두 기관은 지난달 6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날 첫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2년 전 당시 11살 딸과 4살 아들을 데리고 입국한 소아과 의사 출신 탈북민 이모(40·여)씨는 “행사를 알리는 전화를 받고 퍽 기뻤다”며 “북한에서 의사로 일했지만 (오늘 진료는) 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최상의 서비스였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심헌규 안산단원경찰서장은 “탈북민들이 건강도 챙기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최병민 고려대 안산병원장도 “안산단원서와 긴밀히 협조해 탈북민들이 소외받지 않고 건강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탈북민 100여명 건강 검진·의료비 지원 ‘훈훈’
입력 2018-09-02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