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비엔날레 향연 속으로

입력 2018-09-03 04:05
오는 7일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의 용봉동 전시관(위 사진)과 지난달 31일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개막식이 열렸던 목포문화예술회관의 모습. 광주시·전남도 제공

광주·전남지역에 예술의 향기를 내뿜는 비엔날레가 잇따라 열린다. 지루할 정도로 길었던 불볕더위와 태풍이 지나고 가을이 성큼 다가서자 예술축제가 기다렸다는 듯 막을 올리는 것이다.

광주시는 “오는 7일 개막하는 2018비엔날레 준비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2일 밝혔다.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는 11월 11일까지 43개국 165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민주화의 도시 광주의 숨결이 깃든 역사적 장소와 지역 문화현장이 주 무대다. 개막식은 오는 6일 오후 6시30분 광주비엔날레 광장에서 열린다.

1995년 창설 이후 올해 12회째인 비엔날레는 7개 주제전과 신작 프로젝트 ‘GB커미션’, 해외 유수 미술기관의 ‘파빌리온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11명의 큐레이터가 다양한 예술작품 전시를 주도한다.

전시장 출구에는 관객이 직접 쓰고 그려 볼 수 있는 ‘미니만장’ 체험 공간도 선보인다.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열린 2018광주비엔날레 만장워크숍 결과물인 100여개의 만장천이 출구 광장에 가로 15m, 세로 15m 규모의 구조물로 설치된다. 문범강의 ‘북한미술: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전은 문화전당 창조원 복합6관에서 북한에서 반입된 미술품 22점을 전시한다.

그동안 5·18민주화운동 사적지로 공개되지 않았던 옛 전남도청 회의실과 당시 계엄군과 시민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진 옛 전일빌딩도 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 일시 개방된다.

앞서 지난달 31일 목포예술예회관에서 국내 최초의 수묵비엔날레인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개막했다. 수묵비엔날레에서는 남종화의 본산인 목포의 문예회관과 진도 운림산방 등 6개 전시관에서 15개국 300여점의 작품을 10월 말까지 전시한다.

남도의 가을에 은은한 묵향을 안겨줄 수묵비엔날레는 한지·붓을 활용한 전통 수묵의 가치를 조명하고 남도문화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게 된다. 하지만 광주비엔날레의 북한작가 초청 설명회와 수묵비엔날레 북한수묵전은 남·북·미 협상에서 한걸음 물러선 북한 측의 소극적 자세로 무산됐다.

이기표 아시아문화원장은 “국내 유일의 수묵비엔날레와 전통의 광주비엔날레가 거의 동시에 관람객들을 맞는다”며 “가을의 길목에서 예술의 향취에 듬뿍 취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