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골 욕심 버리고 특급 조연
황의조 ‘인맥 축구’ 비판 불식
황희찬은 결승골로 ‘밉상’ 떨쳐
이승우, 당돌한 아이서 해결사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한국 축구 대표팀의 해외파 공격진 4인방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의조(감바 오사카) 황희찬(함부르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는 막강한 화력을 뽐내며 우승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대회 기간 동안 각기 다른 사연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금메달 수확으로 실력을 입증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게 됐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김학범호’의 주장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섰다. 더구나 병역면제 혜택이 걸린 마지막 대회여서 엄청난 부담이 뒤따랐다. 손흥민은 무리하게 골 욕심을 부리기보다 조연 역할을 자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서 득점은 1득점에 그쳤지만 5도움을 기록하며 중요한 순간마다 팀 승리에 기여했다.
손흥민의 병역면제 여부는 세계적인 관심사였다. 해외 유수의 매체들이 한국 대표팀이 경기에서 승리할 때마다 이를 손흥민의 미래와 연결시켰다. 영국 BBC는 지난 1일 한국의 우승이 확정되자 “한국이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해 손흥민은 군 면제를 받았다”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메달은 한국 선수의 유일한 병역면제 수단”이라고 보도했다.
대회 9골로 득점왕에 오른 황의조는 자신에게 씌워진 ‘인맥 축구’ 논란을 지워버렸다. 황의조는 김학범 대표팀 감독과 과거 K리그 시절 사제 지간이었다는 이유로 대표팀 발탁 당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원샷 원킬’의 가공할 골 결정력을 선보이면서 자신에게 남겨진 물음표를 스스로 없앴다.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도 발탁돼 정통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어줄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황의조와 달리 황희찬은 아시안게임 들어서 팬들의 질타를 받은 케이스다. 황희찬은 조별 예선부터 결정적인 순간 득점에 실패하거나 경기 후 상대팀 선수들과의 악수 거부 등 경기 외적 논란을 야기하며 비판을 받았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황의조가 얻은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상의 탈의와 조용히 하라는 뜻의 ‘쉿’ 세리머니를 연출하며 경고까지 받아 ‘국민 밉상’이 됐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천금 같은 헤딩 결승골을 뽑아내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황희찬은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말했다.
특유의 당돌함이 트레이드 마크인 이승우는 이번 대회에서 결정적인 골을 여러 차례 선사하며 쇼맨십이 강한 선수에서 대표팀 해결사로 거듭났다. 황의조 다음으로 많은 4골을 기록한 이승우는 이중 3골을 준결승과 결승에서 몰아넣어 높은 순도를 과시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사연과 논란을 넘어서 우뚝 선 해외파 4인방
입력 2018-09-02 18:42